일본 언론들은 10~11일 “한국의 여성 소설가 한강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대다수 매체들은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처음”, “아시아에서 나온 첫 여성 수상자”, “많은 작품이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작가” 등의 소식을 전하면서도 자국 작가인 무라카미의 수상이 거듭 좌절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라카미는 2006년부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오에 겐자부 등 그동안 2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
일본에선 수상 소식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무라카미의 수상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본의 많은 매체들이 무라카미의 모교인 효고·니시노미야 시립 향원 초등학교에서 그의 동창들이 10명 이상 모여 스웨덴 아카데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장면을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영국의 최대 베팅 업체인 라드브로크스(Ladbrokes)의 데이터를 인용해 유력한 수상 후보로 1위 중국 찬쉐, 2위 호주 제럴드 머네인에 이어 무라카미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또 가나이 미에코와 타와다 요코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며 일본인 여성 작가의 첫 수상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신문은 이외에도 아르헨티나의 세사르 아이라와 캐나다의 마가렛 애트우드 등 다른 국가의 유력 작가들을 소개했으나 한강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만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일본에서도 예상을 벗어난 결과였던 셈이다.
무라카미의 한 동창생은 “유감이지만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큰 일을 해낸 것”이라며 “(무라카미가) 살아있는 동안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