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주가도…테슬라 중고차 버블도 꺼졌다

김상윤 기자I 2022.12.28 14:38:39

넉달 만에 평균가격 17%↓…전체 중고차 4%↓
중고차 재고기간 평균 50일…다른차보다 길어
유가 안정화·금리인상·경쟁 심화에 가격 하락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테슬라 주가 못지않게 중고차도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양상이다.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다른 자동차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테슬라 모델3 (사진=AFP)
2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자동차 가격비교 사이트 에드먼즈 자료를 인용해 지난 11월 중고 테슬라 평균 가격은 5만5754달러(약 7067만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고 수준이던 지난 7월 6만7297달러(약 8528만원) 대비 17%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중고차 평균 가격이 4% 하락한 것에 비하면 가파른 하락세다.

테슬라 중고차 재고도 다른 중고차보다 많이 쌓였다. 테슬라 중고차가 재고로 남아 있던 기간은 평균 50일이었는데, 전체 중고차는 이 기간이 38일로 더 짧았다. 에드먼즈 측은 “미국 중고차 시장 전반적으로 가격이 떨어졌는데, 이를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테슬라 전기차 인기는 더욱 커졌다. 상대적으로 전기가 유가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수요가 급증하자 테슬라는 가격을 빠르게 인상하면서 이익률을 높였고, 덩달아 중고차 가격도 함께 올라갔다. 테슬라 소유자 중 일부는 갖고 있던 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다 판 뒤 테슬라 신차를 주문했고 테슬라 신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유가가 안정화되고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수요 급감 현상이 벌어졌다. 여기에 포드, GM, 현대차 등 경쟁사들이 전기차 신차를 내면서 전기차 경쟁도 격화됐다. 테슬라는 결국 세단인 모델3와 SUV인 모델Y 등 신차를 대상으로 가격 할인폭을 7500달러(951만원)까지 확대했고, 중고차 가격 인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자동차 판매 웹사이트 아이씨카스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 칼 브라우어는 “지난 2년간과 달리 현재 테슬라 자동차를 신차로 구매한 금액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중고차 시장에 팔 수는 없다”며 “이는 새로운 테슬라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V 리서치 리커런트의 콘텐츠 마케팅 매니저 리즈 나즈만은 “포드 F-150 라이트닝과 현대 아이오닉 5와 같은 전기차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테슬라의 가격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