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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는 중국 국영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물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인 9549억8100만원보다 1원이라도 돈을 더 내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개인이 아닌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를 허용해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후보들은 2004년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 한 후 벌어졌던 일련의 사태를 예로 들면서 중국업체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박 회장을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 자동차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하지만 상하이 자동차는 인수당시 내걸었던 1조2000억원의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기술만 빼가는 행태를 보이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결국 철수했다. 2009년 1월 쌍용차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됐으며 그 사이 쌍용차 전체 인력의 37%에 해당하는 2646명의 정리해고안이 발표되면서 굴뚝농성과 직장폐쇄 등 노사간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차츰 안정을 찾아갔지만 2015년 12월 노사 갈등이 봉합되기까지 6년, 지난해 영업흑자를 내기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다.
더블스타에 대해 상하이자동차와 같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후 노골적으로 통상보복을 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또한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의 규모 차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14위의 타이어업체지만 더블스타는 30위권 밖의 업체다. 특히 더블스타는 상용차 타이어만 만드는 업체에 불과하지만 금호타이어는 저소음 타이어등 프리미엄 제품과 항공기 타이어까지 제조하고 있어 기술력으로는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채권단에 갚아야 할 채무만 1조5000억원 규모며 워크아웃 기간 동안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공장설비 등 투자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최근 사드 배치 후 몽니를 부리는 중국 정부의 행태를 볼때 더블스타가 약속했던 고용승계와 투자계획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