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美, 한번 손대면 끝장 본다‥韓 냉장고 관세 비상

안승찬 기자I 2011.05.16 14:13:28

10년간 예비판정→최종결정 `직행` 확률 98% 달해
`산업피해 있다` 예비판정.."북미철수 최악결론 가능"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16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와 관련해 "미국 내 산업 피해가 있었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지난 4월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는 월풀의 제소에 대해 조사개시를 결정한 이후 한달만에 나온 판정이다. 
 
☞관련기사: FTA비준 앞두고 통상마찰?..美 삼성·LG 덤핑 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장고 판매로 미국 산업계의 피해가 실제로 있었다는 1차 판정이 나온 이상, 덤핑과 보조금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미국 상무부의 예비판정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무역위원회의 예비판정 결과는 미국 상무부에 즉시 통보되고, 상무부의 판정결과도 무역위원회에 통보된다. 두 기관의 판정이 서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의 예비판정 결과는 오는 7월 나올 예정이다.

문제는 월풀이 주장하는 것처럼 상무부가 한국 정부의 실질적인 보조금 지급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냉장고를 덤핑 판매했다는 예비판정이 내려지면, 이런 결론이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최종 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 미국에서의 반덤핑·상계관세 규제 현황을 살펴보면, 예비판정에서 긍정판정(덤핑 판매한 사실이 인정되거나 부당한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고 인정되는 것)을 받은 245건 중에서 무려 239건이 최종 판정에서도 긍정판정을 받았다. 98%의 확률이다.

보조금과 관련한 상계관세도 마찬가지다. 10년간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66건의 예비판정 중에서 1건을 제외한 65건이 최종판정에서 긍정판정을 받았다.

김 위원은 "예비판정에서 긍정판정을 받으면 최종판정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통계적으로 보면 예비판정과 같은 결과가 최종판정에서도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수출 냉장고에 관세가 부과되면 우리나라 냉장고 수출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장고는 개당 1480~1660달러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미국 판매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포스코도 99년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자 미국 철강 수출을 중단했다.

우리나라의 대미 냉장고 수출 규모는 8억7000만달러로, 전체 냉장고 수출의 37.4%에 달한다. 사실상 주력시장이 사라지는 셈이다.

설령 관세부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번 최종판정에서 긍정판정이 내려지면, 대부분 해당 국가에서 관세부과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위원은 "최종판단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법은 있지만, 분쟁에 소요되는 행정절차와 비용이 상당하고 WTO의 판정결과는 소급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그간의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한국 가전제품에 대해 제기한 최초의 상계관세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산업으로 여파가 확대될 수 있고, 지금까지 8조원 이상 투입된 정부의 신성장동력 예산 지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조영신 지식경제부 전자산업과장은 "통계적으로만 보면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아직 미국 상무부의 예비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보조금과 관련해 상무부가 보낸 공식 질의서에 대해 정부의 답변을 회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케이블을 없앴다"..삼성電, `센트럴 스테이션 모니터` 출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OS 업그레이드
☞[마켓in]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AA`로 한 단계 올라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