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의 꿈은 원대했다. 하지만 방법론은 간단했다. 그는 줄곧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강조했다. 리스크 관리가 수익보다 중요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보라고 말했다.
자문업계는 수명이 짧다. 그럼에도 오크우드투자자문이 5년간 꾸준한 수익률로 투자자 신뢰를 얻은 비결이 여기에 있었을까. `참나무숲` 전략으로 대한민국 대표 자문사를 꿈꾸는 이병익 대표를 만나봤다.
◇ "자문형 랩 인기 2~3년 지속..10조까지 커질 것"
이병익 대표(사진)는 우선 요즘 유행하는 자문형 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투자문화를 바꿀만한 추세로 굳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인기 만큼은 적어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결론이다.
이 대표는 "실시간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고,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두가지 매력 때문에 시중 자금이 자문형 랩 쪽으로 이동 중"이라며 "장점이 워낙 뚜렷하기 때문에 적어도 2~3년 간은 지속될 흐름"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시장 규모가 더 커지려면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존 운용업계의 경우 제도가 발전돼 있어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반면 자문형 랩 상품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간접투자 임에도 불구하고 랩 시장은 제도적인 지원이 미미한 실정"이라며 "별도 공시 의무를 강화한다는 식의 규제책보다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당국의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문형 랩 상품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랩을 움직이는 자문사 상위 5개 업체의 대표매니저들의 경력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 수익을 내기 위해 중소형주를 무분별하게 편입하는 일은 실제로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상품을 확대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10조원 정도까지 시장이 무난히 확대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외국사을 포함한 자문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증권사들의 검증하는 경쟁 구도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자체 개발 분석시스템 가동..선택과 집중 중요"
오크우드투자자문은 지난 2006년 2월 금융감독원의 설립 인가를 받았으며 지난 5월 기준 운용규모가 12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과 자문형 랩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설립자인 이 대표는 지난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뮤추얼 펀드 운용 등의 경력을 포함해 총 20년 간의 자산운용 경험을 갖추고 있다.
오크우드투자자문은 특히 자신들의 운용 철학을 담은 자체 모델(Oakwood Valuation System)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시가총액과 자산총계, 부채총계 등을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 3년간의 실적을 집계한 뒤 주가수익률과 시가배당률, 유동성 등을 적용하는 것으로 종목 편입 결정시 최우선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장기 관점에서 내재가치와 시장가치의 차이를 조기 발견해 초과수익을 추구하고 사전적 리스크 관리 모델을 가동하고 있다"며 "전망이 양호한 업종과 해당 업종내 1~3개 종목에만 집중투자하는 것도 투자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총 11명의 소수정예로 구성된 오크우드투자자문의 직원들은 매일 아침 7시40분 외부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장중에는 돌아가며 업체 탐방을 다니며 오후 7시경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하며 일과를 마친다. 퇴근 시간은 보통 10시가 넘는다.
이 대표는 "매일 12시간이 넘게 주식시장과 싸우는 강행군이지만 고객들의 자금을 책임진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생각하면 이것도 부족하다"라며 "대신 수익에 대한 성과 배분 체계를 투명하게 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수익의 10%는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자는 원칙도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익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이사 약력
▲대우증권 투자분석부(7년) ▲한남투자신탁 조사분석 및 자산운용(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운용부(5년) ▲한셋투자자문 자산운용부(3년)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이사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