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마침내 베일을 벗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4가 기대 이상의 ‘작품’인 것으로 판명되면서 전세계 휴대전화 업계는 물론 노트북 PC 시장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아이폰4에 대해 아이폰 예찬론자들은 "제4의 파도가 몰려온다"고 극찬하는가 하면 안드로이드폰 옹호론자들은 갤럭시S에 대해 “아이폰에 대적할 유일한 스마트폰”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두 스마트폰이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 뿐만이 아니라 노트북 시장의 판도까지 변화시킬 것이라는 때이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 이어지는 찬사.."괴물폰이 탄생했다"
지난 8일 공개된 아이폰4와 갤럭시S를 두고 일부 이용자들과 언론들은 ‘괴물폰’이라는 칭호를 붙였다. 그만큼 예상 밖의 기능을 갖췄다는 평가인 셈이다.
아이폰4와 갤럭시S의 하드웨어 사양은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측면에서는 아이폰4가 더 정밀한 해상도를 자랑하지만 갤럭시S는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특유의 자체발광으로 밝은 야외에서도 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하드웨어 기술력의 가늠자인 두께에서도 아이폰4(9.3mm)과 갤럭시S(9.9mm)의 차이는 0.6mm에 불과해 손에 잡히는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나 영상통화 등에서도 두 스마트폰 모두 엇비슷한 사양을 갖췄다.
다만 아직까지 아이폰4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부분에서 갤럭시S에 한발 앞서 있는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경쟁사에 비해 애플리케이션의 개수는 부족하지만, 질적으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라며 "양적인 측면을 확보하는 것도 시간문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전세계 휴대전화·노트북 시장 지각변동"
업계에서는 두 스마트폰의 탄생이 앞으로는 “한가지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한다.
캐나다 휴대전화 업체인 림(RIM)의 베스트셀러인 블랙베리폰과 같은 특화된 휴대전화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아이폰4와 갤럭시S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한껏 높여놓은 만큼 앞으로 기술과 감성이 동시에 융화된 제품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앞으로는 아이폰과 갤럭시의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휴대전화 업체들의 제품 전략 자체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때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품 라인업과 가격 구조조정이 그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4와 갤럭시S의 출현으로 다른 휴대전화 업체들이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추격을 아예 포기하고, 저가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전세계 휴대전화 업체의 제품 라인업이 대대적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각 업체마다 아이폰과 갤럭시에 대항할 '대표선수'를 내놓지 못하는 이상 정면 대결은 힘들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전화 가격의 구조조정까지 이뤄질 것"이라며 "그런데 저가 휴대폰 전화의 경우 이미 내릴 만큼 내린 상황이라 가격 인하가 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두 스마트폰의 등장이 전세계 노트북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령 아이폰4의 경우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패드와 따로 받지 않아도 되는 해상도를 제공한다"며 "아이폰4와 아이패드의 호환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따로 노트북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통적인 PC 제조업체 강자들의 혼란과 고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기존의 PC를 농업사회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트럭에 비유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잡스는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8일자 인터뷰에서 "우리가 농업국가였을 때 차는 모두 트럭이었지만 도심에서 차량이 사용되면서 자동변속장치, 파워 스티어링 같이 트럭에는 필요가 없었던 혁신 기술들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잡스는 이어 "PC도 트럭과 같이 될 것"이라면서 당장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일부에 의해서만 사용되는 등 수요는 크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