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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채권시장에 경각심 환기"

이태호 기자I 2009.12.10 15:30:00

채권시장, 총재발언 쏠림 경고로 해석..인상시점은 이견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10일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hawkish) 발언과 관련, 최근 글로벌 경기불안을 재료로 상승세를 지속해온 채권시장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로 해석했다. 금리가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채권시장의 의견이 엇갈렸다. 연말이라 채권 거래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다소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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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채권딜러는 "한은 총재의 오늘 코멘트는 일방적으로 흐르는 금리 움직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채선물이 50틱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시장이 최근 두바이 쇼크와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 등 호재의 단맛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조금만 써도 아주 쓰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표현했다.

이 딜러는 "상반기부터 재정집행을 과감히 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내년 1분기부터 금리인상이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 시점이 기존의 예상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보험사 채권운용역은 "오후들어 외국인의 선물 매도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외국인들에게 이성태 한은 총재의 코멘트로 매파적으로 읽혀진 것 같다"며 "두바이 쇼크의 되돌림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운용역은 "개인적으로 오늘 이 총재의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북 클로징 기관들이 일부 있어 거래가 많지 않은 상태라 밀면 쉽게 밀리는 장세"라며 국채선물 낙폭이 다소 크다는 견해도 나타냈다.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내년 1분기까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던 금리인상이 1분기로 당겨질 수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랠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가정이 깨진 셈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성태 한은 총재는 늘 그렇듯 원론적인 말을 했을 따름"이라면서 "문제는 시장의 해석이 매달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경기에 대해 계속해 우호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삼성증권은 애널리스트는 "정책금리 인상을 시사한 이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내년 1분기까지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정부부문에 의지했던 성장 모멘텀이 점차 떨어지는데다 환율하락과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통화긴축을 수행할 수 있는 한은의 입지가 넓지 않다"며 "이 총재의 발언은 정책금리를 바로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산가격 버블에 대한 경고 성격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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