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물, 14일물 등 기일물 거래 증가할 것"
韓銀 "자금 부족시 적극 지원"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혼란을 겪었던 단기 자금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자금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오히려 지준율이 인상됨에 따라 초단기 1일물 콜자금 중심에서 7일물, 14일물 등 비교적 긴 기일물 자금 사용이 늘어나 자금시장의 저변이 넓어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우선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당장 더 추가로 지준율을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5조원 가량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규모는 은행의 지준 사정과 단기 자금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한은의 시중 유동성 증가 우려로 단기 유동자금에 대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규제해왔고 통상적으로 5조 내외의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해 5조원 추가 지준 필요 자금 수준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지준담당자는 "한은이 RP 14일물로 규제를 했고 작게는 2~3조, 보통 5조 가량을 해왔다"며 "5조원 가량을 추가로 쌓는 부분과 비슷해 큰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23일부터 인상분이 적용되고 난 뒤에도 한은이 RP 규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은행 자금 사정이나 단기 자금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준율 인상으로 단기 자금이 빠른 속도로 장기 자금으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 실제 지준율 인상이 줄 영향은 크지 않다고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다만 지준율 인상에 따른 필요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중인 채권 등의 자산에 대해 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은행들의 단기 수신이 많아 지준율 인상에 따른 자금 운용 여력 제약으로 단기금리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금시장의 관계자는 "단기 시장이 어떤 식으로 변할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겠고 은행의 대응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동성 흡수로 단기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금관리 폭이 큰 만큼 단기 자금 시장의 거래 규모 등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7일물이나 14일물, 코리보 거래 등 비교적 만기가 긴 자금 조달 등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지준에 필요한 자금이 더 큰 만큼 선 조달을 위해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지준율 인상으로 은행들이 자금 부족을 겪을 경우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 지준 담당자는 "지준율인상으로 자금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규제에서 자금 지원쪽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부족이 많다면 은행들이 먼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초단기 자금에서 7일물 이상이나 코리보 거래 등이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채 발행 증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준 상황을 맞추더라도 유동성이 줄어든 이상 채권 발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금리 역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