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權부총리 "경기 하방위험 계속 커져"(상보)

하수정 기자I 2006.09.12 16:20:20

"위험 대응할 정책수단 여지 갖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확대 등 전세대란 정책수단 고려"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대외여건상 경기의 하방 위험이 지속적으로 커진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하방위험에 대해 유념하겠다는 입장을 여러번 밝혀왔으나, 이번에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좀 더 진전된 시각을 나타내 주목된다.

권 부총리는 이날 과천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미국 주택 경기 어려움이 가시화되면서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유가도 항상 여러 시나리오 중 가장 안좋은 쪽으로 현실화되는 경우가 많아 낙관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부총리는 앞서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도 "세계경제 악화와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으로 인해 내년에는 강한 수출 신장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경기의 하방 위험에 대응할 정책 여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다만,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미국 경제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일본 및 유럽의 경기 회복으로 완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부진했던 건설투자가 내년에는 반등하면서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며, 기업 이윤율 개선에 힘입어 올 하반기부터는 설비투자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울러 "가계소득이 증가하는데 힘입어 민간 소비 역시 내년에는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부총리는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는 해외 연구기관의 전망을 소개하면서 "교역조건 악화로 유난히 시달렸던 우리 경제가 분명히 유가안정의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실업률과 성장률, 수출증가율, 물가상승률 등이 좋게 나오는 현 상황에서 부진한 소득지표(GNI)를 기준으로 거시 정책을 쓸 수는 없다"고 말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서민경제 어려움에 대해 인위적인 부양책을 쓰는 것은 맞지 않으며, 미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권 부총리는 "2010년까지 적용되는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 증세부분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조세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연말까지 중장기 조세개혁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면 내년 초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는 `비전2030`의 재정소요를 반영한 2010년까지의 조세개편안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 인하에 대해서는 "중장기 조세개편안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 생각해 볼 과제"라며 "`비전2030`에 나와있는 대로 2011년 이후 (세금 부담하겠다는) 상황이 있고 국민적인 컨센서스를 이뤄야하기 때문에 상속세와 증여세 인하를 다루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세대란 실태조사와 관련해서는 "전세값 인상 보도가 사실인지, 국지적인 것인지 혹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일시적인 것인지, 수요 공급 등 구조적 변화가 있는 것인지 등을 면밀하게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현황을 파악해서 필요하다면 전세자금 대출이나 여러가지 정책 수단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출자총액제한제도 개선과 관련 "내용 합의가 된다면 일부러 뒤로 미룰 필요가 없다"며 "연내에 출총제를 폐지하고 개선안을 만드는 것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