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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PC용 SSD 제품인 PM9E1 양산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제품은 236단 8세대 V낸드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있지만 8세대 역시 고성능 선단 제품으로 통한다. 온디바이스AI 기기에 탑재하기 때문에 고용량 구현이 용이한 선단 낸드를 기반으로 제조했다.
PC용 SSD 중에선 업계 최대 용량인 점도 특징이다. 최대 4테라바이트(TB)를 지원하며 512기가바이트(GB), 1TB, 2TB 등 4가지 용량을 제공한다. 특히 4TB 제품은 대용량인 만큼 △AI 생성 콘텐츠 △고해상도 이미지·영상 △게이밍 등 고용량과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에도 적합하다.
신제품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초당 최대 14.5GB, 13GB다. 전작 ‘PM9A1a’ 대비 2배 이상 향상됐다. 이는 14GB 크기의 대형 언어 모델(LLM)을 SSD에서 D램으로 1초 만에 로딩할 수 있는 수준이다. AI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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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AI PC 등 온디바이스AI 기기는 전력 사용이 많아 반도체의 ‘전성비’가 중요하다”며 “전력 효율을 크게 높였다는 건 그만큼 AI 메모리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열리는 AI PC…삼성, 메모리 리더십 제고
삼성전자는 개화하기 시작한 AI PC 시장에서 이번 신제품을 앞세워 영향력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AI PC는 서버나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고도 PC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기존 PC가 AI PC로 대거 교체될 것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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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PC에서는 AI 기능을 뒷받침할 고용량 고성능 낸드가 중요하다. 기기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처리 속도가 필수다. AI 연산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저장 공간도 요구된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업계 최대 용량으로 신제품을 만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고성능 낸드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PC·태블릿 등을 포함한 컴퓨트 낸드 시장 수요가 2022년~2028년 사이 연평균 18%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디바이스AI 기기는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도 중요한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상태로 HBM 추격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3까지 엔비디아 품질 인증을 받았는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최신 제품인 5세대 HBM3E까지 퀄을 통과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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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부사장은 “신제품은 빠르게 성장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에 고객들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