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산업계와 환경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한 장관을 비롯해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 김학동 포스코 철강부문 사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업종별 주요 기업 대표 14명이 참석했다.
정부와 기업의 탄소중립 추진방향을 공유하고 기업이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 및 제도개선, 애로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
기업 대표들은 정부에 감축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연구개발 지원, 투자 세액공제 등을 요청했다. 특히 기업 규모별로 차등 적용해 대기업에는 엄격한 세액공제나 기술개발 분담금 수준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포스코는 “자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현재 계획하고 있는 그린수소 생산량과 재생에너지 전기량의 대부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린수소 및 재생에너지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기반시설(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외에도 한화에너지는 산업공정에 열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는 경우 분산형 전원의 편익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하고, 대한항공은 바이오 항공유의 생산·보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체계를 주문했다.
한정애 장관은 환경부가 순환경제 관련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므로 ‘순환경제 연구개발(R&D) 기획 협의체’를 구성해 필요한 과제를 발굴하고 범정부 투자방향 및 단계별이행안(로드맵)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 외에도 온실가스 감축기술 투자에서 대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기술개발 분담금 수준 완화, 바이오항공유 활성화 등은 범정부적 논의를 거쳐 관계부처와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내에 산업계 의견수렴, 국민대토론회 등을 거쳐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해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등 각종 국가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
이날 간담회에서는 △포스코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지역난방공사 △롯데케미칼에서 각 기업·업종에서 추진하는 탄소중립 추진방안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포스코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수소환원제철’ 도입을 통해 현재 약 7900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에서 철을 생산하기 위한 공정에 사용되는 탄소계열(석탄)의 환원제를 탄소발생이 없는 수소로 대체해 철을 생산하는 공법이다. 기술은 있지만 아직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연료로 석탄에서 바이오매스 폐기물로 대체하고 폐열발전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오매스는 지질 형성 또는 화석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물 유기체(나무, 음식쓰레기 등)로 만든 자원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050년까지 16조 3000억 원을 투자해 폐플라스틱 등에서 청정유를 생산하고 청정유에서 수소를 추출해 활용하는 폐기물 수소화사업(W2H, Waste to Hydrogen)을 중점 추진하고, 롯데케미칼은 납사(나프타)를 분해해 플라스틱 원료를 수급하는 기존 공정을 개선, 원유에서 생산되는 납사대신 저탄소 원료로 대체하고 폐플라스틱을 가스화해 재이용할 계획이다.
한정애 장관은 “2050 탄소중립은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달성할 수 있는 과제”라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탄소중립 방안을 고민한 점에 감사드리며, 기업대표들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