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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GM 본사는 한국GM에 총 70억5000만 달러(약 7조6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중 산업은행 몫은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다. 한국GM 직접 고용과 협력업체 일자리 15만 4000여 개를 지키기 위해 1명당 520만원의 세금을 지원한 셈이다. 이 정도 재정으로 10년간 고용을 유지한다면 이 회장 말처럼 혈세 낭비라는 비판은 과도해 보인다.
물론 진짜 가성비를 판단하려면 기회비용도 따져봐야 한다. 산업은행이 8000억원이라는 돈을 창업 지원 등 다른 곳에 쓴다면 어떨지 비교해 보자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2~2014년 국내 신규 일자리의 89.6%(연 24만 개)가 신생 기업에서 생겼다. 정부의 연간 창업 지원 정책 예산이 6158억원(2017년 계획 기준)이다. 이보다 많은 돈을 눈앞에 수많은 일자리가 걸렸다는 이유로 성급하게 지원하기로 해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믿음에 불씨를 남긴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일이다.
자금 지원 방식도 석연치 않다. GM은 자기 몫의 지원금 63억 달러(약 6조8000억원) 중 상당수를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출자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충당할 것이 유력시된다. 겉으로는 GM 본사가 산업은행보다 8배나 많은 돈을 넣는 모양새지만 투입한 자금만큼 우선주 배당금과 대출 이자를 챙기니 정부가 대주주인 GM에 경영 부실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일리가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번 합의의 가성비를 앞세우며 나머지 디테일을 덮어놓고 쉬쉬해선 안 된다. GM과의 세부 협약 내용을 공개하고 제2, 제3의 GM이 일자리를 볼모로 정부에 손 내밀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쓰디쓴 교훈을 배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