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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 앤셀렘 칼리지 서베이센터가 지난 18~19일 1711명의 뉴햄프셔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헤일리 전 대사는 3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44%)보다 14% 뒤졌다. 직전 지난 9월 조사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45%)과 헤일리 전 대사(15%) 사이의 격차는 30%포인트였는데, 석달 사이 그 차이가 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2위 경쟁을 벌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6% 지지율에 그쳤다. 헤일리 전 대사에서 ‘트럼프 대항마’ 입지를 완전히 넘겨준 모양새다.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12%)에게도 밀렸다.
이번 조사가 주목 받는 것은 내년 경선 일정을 코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후보 경선은 당원들만 참여하는 코커스(당원대회)와 일반 유권자들까지 함께 하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방식으로 진행한다. 공화당은 내년 1월 15일 아이오와주에서 첫 코커스를, 내년 1월 23일 뉴햄프셔주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각각 연다. 두 지역의 결과가 경선 초반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이유다.
51세의 헤일리 전 대사는 80대인 조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젊다. 또 주요 공화당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낙태 등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공화당 후보 가운데 가장 전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 공화당과 민주당 일각에서는 어떻게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 심지어 친(親)민주당 성향의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는 최근 헤일리 전 대사의 선거 운동을 돕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기부했다.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인사에게 기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석유 재벌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지난달 말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공화당의 돈줄로 불리는 미국 재계의 대표적인 보수 인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있다. 그가 사법 리스크를 맞닥뜨렸을 때마다 지지층 결집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지를 보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자명하다.
NBC는 트럼프 캠프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그의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해 경선을 실시하는 주가 두 번째로 많아 ‘두 번째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내년 3월 19일까지 대의원 과반을 확보해 대선 후보직을 사실상 확정한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곧 내년 3월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경우 판세가 안갯속으로 흐를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