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대다수는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제를 이용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지침을 지키고 있었지만, 일부 시민은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로 무신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연휴 첫날, 시내 곳곳은 나들이객으로 ‘북적’
연휴 첫 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인 30일,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를 보이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의 발길이 서울 시내 곳곳에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의 코엑스몰엔 이날 오후부터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후 2시쯤이 되자 인근 커피 전문점과 식당 등에도 앉을 자리가 없이 손님들이 가득 들어찰 정도였다.
코엑스 내 여가 시설은 오랜만에 많은 방문객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아쿠아리움에서 만난 30대 김모씨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보니 확산이 잦아든 것 같고, 연휴도 맞아 아이를 데리고 방문했다”며 “코로나19가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남산 케이블카 승강장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용객들은 케이블카를 탑승하기 위해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다. 매표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이 없어 매표소에 줄을 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연휴를 맞아 사람이 몰린 것 같다”면서 “이용객 중 발열 환자가 있는지 열 측정 감지기로 항상 살피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에 놀이공원은 인산인해였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놀이공원엔 사람들이 몰려들며 놀이기구 대기시간이 대부분 2시간이 넘을 정도였다. 남자친구와 함께 놀이공원은 찾은 A(26)씨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건 좀 놀랍긴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공휴일을 참고 싶지 않았다”며 “차라리 술집과 같은 밀폐된 장소가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가 시설 대부분이 정부 방역 지침을 따르는 것과 달리 일부 시민들은 이미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지 않는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명동에서 만난 김모(25)씨는 “명동이 한산하다고 해서 마스크를 안 쓰고 그냥 나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당황했다”며 “마스크 때문에 눈치가 보이긴 하지만, 외출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코엑스에서 만난 20대 전모씨는 “국내 신규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이) 예전처럼 걱정되진 않는다”며 “어디를 가든지 소독을 잘하는 것 같아 한동안 가지 않았던 코인 노래방도 이제 다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더운 날씨 때문에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다니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주요 여행지 열차 매진 사례 속출…방역당국 ‘긴장’
연휴가 긴 탓에 이날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많았다. 서울역에서 각 지역으로 향하는 열차는 이날 오전부터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여행객 등이 몰리며 30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서울에서 여수로 가는 KTX가 이날 오후 6시 50분 출발하는 열차 편까지 매진된 것을 비롯해 서울에서 부산·강릉 등으로 가는 KTX도 속속 매진됐다.
아울러 전국 주요 고속도로 역시 평소 주말보다 교통량이 늘어나며 곳곳에서 정체됐다. 특히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가는 도로에서 차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국 교통량이 458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 주말 수준 통행량을 회복한 수준이다.
한편 연휴 기간 야외 활동이 증가하자 방역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황금연휴를 코로나19 방역의 분기점으로 규정하고 시민들에게 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도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아프면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모임·여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