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 들어 수출이 7개월째 감소세를 보였지만, 국제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을 제외하면 수출 증가세가 두 달째 지속됐다. 이에 따라 정부 내부에선 미약하게나마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수출액은 466억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감소했다. 지난 해와 비교했을 때 1월(-1.0%), 2월(-3.3%), 3월(-4.5%), 4월(-8.0%), 5월(-10.9%), 6월(-1.8%) 등 올 들어 7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국제유가가 떨어진 것이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수출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들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7월 기준으로 14.5%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린 것이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을 제외하면 7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감율도 지난 4월(-3.3%)과 5월(-6.5%) 마이너스에서 6월(0.2%)에 플러스로 전환된 뒤 확대추세다.
또 7월 수출 단가가 전년 동월대비 10.3% 줄어든 반면, 수출 물량은 7.8% 증가했다.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가 그래서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체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데다 저유가 품목을 제외하면 수출액이 늘어나는 등 회복할 것이라 대한 기대가 조금씩이지만 생기고 있다”면서 “특히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수출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5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5.7% 줄었는데, 같은 기간 주요 70개국(전 세계 교역의 90% 차지)의 수출이 11.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다.
아울러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0.7%)보다는 부진하지만 미국(-5.1%), 독일(-14.2%), 일본(-7.8%), 네덜란드(-18.4%), 프랑스(-16.8%)보다는 양호하다.
산업부는 수출물량 증가, 환율 상승(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채산성 개선 등도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7월 수출 물량은 7.8% 증가해 6월(10.8%)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환율상승으로 원화표시 수출액은 8.4%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수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럽 경기 침체 및 중국 성장 둔화 등으로 세계교역 감소추세는 물론, 엔화·유로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또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원유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세도 지속되는 등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수출 부진도 회복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에 세계 교역시장 구조변화에 발맞춰 지난 4월과 7월 각각 발표한 단기·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수요부족과 공급과잉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는 우리 수출이 얼마나 어떻게 버티는지가 관건”이라면서 “화장품·SSD·OLED처럼 향후 우리 수출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품목을 발굴하는 등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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