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북한의 도발시 강력하게 응징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강력한 외교적, 군사적 억지력을 통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현재 우리의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평가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튼튼한 안보가 전제돼야 국민들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고 새 정부 국정기조인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한반도 통일 기반 조성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부처들은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토대로 만반의 대응 체제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상황 전개를 봐가며 오늘과 같은 외교안보정관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 출장 중이어서 김규현 제1차관이 대신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허태열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자리했다.
윤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올해 3차 핵실험에 이어 정전협정 백지화, 전시상황 돌입 선언, 개성공단 폐쇄 위협 등 날로 위협 수위가 높아가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최근 북한 동향, 개성공단 상황, 국제사회 반응 등에 대해 평가하고, 군 대비태세와 외교적 노력, 국민안전 확보 등 정부 대응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장관회의 일정은 전날까지만 해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긴급 소집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날로 잡혀있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는 하루 미뤄졌다. 류 장관의 경우 일정을 취소하고 회의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위협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응 마련이 시급하고 긴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전일 국방부ㆍ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는 “북한이 천안함, 연평도 도발과 핵실험에 이어 최근 정전협정 백지화와 남북간 통신선 차단, 그리고 마침내 전시상태 돌입을 선언했다. 현재 북한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도발이 발생한다면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나는 군 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도발적이고 기습적인 도발에 대해 직접 북한과 맞닥뜨리고 있는 군의 판단을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