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3’를 지켜본 이들은 중국 하이센스의 110인치 울트라HD TV를 주목하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제품을 그냥 베끼더니 이젠 응용까지 했다고 한다. TV 시장에서도 중국의 급격한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스마트폰과 TV의 세계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다. 따라서 중국 전자업계의 목표는 삼성전자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의 위기감도 부쩍 커졌다. “우리가 일본을 제쳤던 방식을 중국이 그대로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주력사업이었던 PC를 버리면서 컨설팅업체로 환골탈태한 IBM의 사례도 자주 거론되는 것 같다. PC사업을 그대로 가져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HP·델 등과 비교하면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전자(005930)는 스마트폰과 TV까지 버릴 각오로 혁신해야 한다. 혁신을 향한 삼성전자의 피나는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TV의 최신 기술을 두고 얘기하는 혁신이 어딘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문제는 인재의 획일성이다. 삼성전자가 기술 지향적인 회사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엔지니어 출신은 압도적으로 많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사업부장, 연구소장 등이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 부회장과 박상진 삼성SDI(006400) 사장 등을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 CEO들은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이다. 삼성전자 신입사원 연수를 가도 인문계는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인재의 획일성은 곧 사고의 획일성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가 다루긴 너무 어려운 최신 기술이 엔지니어에겐 최고의 혁신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