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촉구받은 대기업 총수들이 원하는 것은?

김세형 기자I 2009.07.02 15:29:43

삼성 `전기자동차용 충전소 사업 나서달라`
LG `수도권 택지개발시 R&D 시설 우선배정해달라`
GS `그린홈 사업에 연료전지 포함시켜달라`
한화 `관광단지 건설 허가 완화해달라`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2일 대한상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관합동회의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나왔다.
 
특히 이 자리에서 그룹 총수들은 주로 각 자의 사업과 관련한 희망사항을 발표했는데, 현실화되지 않은 사업의 경우 그룹들이 실제 사업을 추진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전기자동차용 충전소 설치를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계열 삼성SDI(006400)가 전지 사업을 벌이고 있어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나, 과거 삼성이 자동차사업을 추진하다 접은 적이 있는 만큼 자동차사업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110여명의 참석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사례발표 및 토론이었다. 애초 토론시간은 1시간30분 가량으로 가장 많이 할애됐지만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뤄지면서 40여분 더 늘어났다.

R&D 투자활성화 방안, 기업투자에 대한 금융지원방안, 녹색투자 지원방안, 환경·입지규제 개선방안, 관광투자활성화 방안 등 5가지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고 각 기업별로 자기가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분야에 대해서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삼성그룹 대표로 참석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정부에 전기자동차용 충전소 설치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준양 포스코(005490) 회장은 합성천연가스 생산시설을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인정해 세제지원이 가능하도록 허용해줄 것을 건의했다. 연료전지 계열사가 있는 GS(078930)그룹 허창수 회장은 그린홈 100만호 사업에 연료전지를 포함시켜 관련 시장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채 KT(030200) 사장은 IPTV나 와이브로 인프라 구축에 초기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 정부도 일정 부분 투자에 나서줄 것을 희망했다. 한화콘도를 운영하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오염물질을 재처리해 환경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경우 관광단지 건설이 허가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구리 등 금속 원자재 가공 사업을 벌이고 있는 LS(006260)그룹 구자홍 회장은 휴대폰 등 첨단 IT기기에 내장된 폐금속 자원 재활용 산업 일명 도시광산 산업의 인허가를 완화해줄 것을 바랬다.

양재동에 대규모 R&D 단지를 조성한 LG(003550)그룹의 구본무 회장은 고급인력 유치 차원에서 수도권내 택지개발시 R&D 시설에 우선 배정하거나 용도변경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임성기 한미약품(008930) 회장은 의약품 개발에 막대한 R&D 비용이 투입되는 업종 특성을 감안해 세액공제 확대와 함께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KBO 총재 고문단중 한 사람인 류진 풍산(103140)그룹 회장은 자신의 회사보다는 다목적용 돔구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입지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희망해 눈길을 끌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R&D설비투자에 대한 일몰제를 폐지하고,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관광산업 육성 차원에서 일반기업이 의료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소위 영리의료법인 사업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의는 예정됐던 2시간보다 40여분을 더 했을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며 "참석자 역시 단순히 민관이 아니고 관은 당정청, 민은 경제단체에서 재계, 벤처계, 심지어 학계까지 모두 참석해 문제 제기와 해결책이 한 자리에서 이뤄질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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