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반락 실패..`靑 비서관 한은 방문`(마감)

피용익 기자I 2006.11.07 16:38:16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7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등락을 반복한 끝에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이틀 앞두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재료들이 잇따라 돌출됐다.

장외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6-3호는 직전거래일보다 0.5bp 상승한 4.73%에 거래됐다. 5년물 6-2호는 3bp 오른 4.835%에 체결됐고, 6-4호는 1bp 오른 4.80%에 호가가 나왔다. 10년물 6-5호는 1bp 상승한 4.91%에 호가가 나왔다.

국채선물은 약보합 마감했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전일대비 2틱 내린 108.88에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5만5522계약. 외국인은 3270계약 순매도했고, 은행은 1844계약 순매수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전일에 이어 금통위 경계감 속에 소폭 약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금리가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전 장에서 금리는 하락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김수현 청와대 정책비서관이 전일 한국은행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금리는 전일 수준으로 되올랐다. 김 비서관은 인사차 방문을 했고 통화정책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의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 3년이 전날보다 1bp 상승한 4.73%를 기록했고, 국고 5년은 1bp 오른 4.80%를 기록했다. 또 10년은 4.93%로 1bp 올랐고, 20년은 5.08%로 변동이 없었다.

장내시장에서는1조62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국고 3년이 5320억원, 5년이 36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10년과 20년은 각각 1600억원, 10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산

이날 채권시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며 매수 심리가 급격히 꺾인 모습이었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오전중 실시된 통안증권 입찰에 대한 응찰은 다소 저조했다. 364일물 1조원은 9500억원이 응찰해 4.68%에 낙찰됐고, 91일물 1조원은 1조1400억원이 응찰해 전액이 4.60%에 낙찰됐다. 또 63일물 5000억원에는 6800억원이 응찰해 4.57%에 낙찰됐다.

전일 국정홍보처 칼럼에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칼럼이 실린 데 이어 김수현 청와대 정책비서관이 한국은행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이어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전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물론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재정경제부가 금리인상에 반대하고 있고 한은 관계자들도 부동산값만을 보고 금리를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있지만, 시장에 확산된 우려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11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되지 않더라도 이성태 한은 총재의 코멘트가 부동산 가격에 비중이 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투신사의 한 운용역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금리인하론이 나왔었는데 이번주 들어 부동산이 이슈가 되면서 금리인하론이 쏙 들어가고 오히려 금리인상론이 불거졌다"며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한은을 이용하려는 조짐이 있어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선물사 관계자는 "이번달에는 콜금리 동결이 전망되고 있지만 문제는 다음번 금통위부터"라며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이슈로 남아있는 한 한은이 통화정책에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월 콜금리는 동결 전망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론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11월 금통위에서 콜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데일리가 7일 국내외 경제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11월 통화정책 결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현재 콜금리 수준인 4.50%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의 낙관적 경기관에 힘을 실어준 데다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를 하회하며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향후 금리가 변경될 때에는 인하 가능성보다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부동산시장 불안이 심해지고 경기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증권사 관계자는 "12월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 불안이 지속될 경우 저금리가 집값 상승의 근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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