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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내부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 유족과 동서발전 관계자, 동료 직원 등 10여 명이 조문객을 맞았다. 입구에는 동서발전 사장과 HJ중공업 대표이사, 동서발전 노동조합 등의 조화가 놓여 있었다.
갑작스러운 부고에 친지가 미처 다 모이지 못해 빈소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고, 몇몇 친척이 한숨을 쉬며 술잔을 기울일 뿐이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고인의 아내가 낮부터 계속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인의 부친과 친구사이라는 A(75) 씨는 “서울에서 생활하던 고인이 생계를 위해 울산으로 내려왔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오랜 친구의 아들이 이런 일을 겪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와 고인의 부친은 지난 6일 오후 사고소식을 듣자마자 포항에서 달려와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이들은 붕괴된 보일러 구조물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오후 11시까지 사고 현장을 지키다 7일 오전 고인을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 씨는 서울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다 코로나19 여파로 폐업한 뒤 경남 거제로 이사를 했다. 최근에는 반도체 관련 일자리를 구했지만 입사가 계속 미뤄지자 생활비를 벌어보려고 건설현장 일용직 일자리를 구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지방 등을 돌며 일을 한다고 배우자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못 올릴 정도로 바삐 생활했다고 한다.
A씨는 “참 열심히 살던 조카였는데 하늘도 무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보일러타워가 무너져 노동자 9명을 덮쳤다. 이 가운데 2명은 자력으로 대피했고, 3명은 목숨을 잃었다. 2명은 사망 추정, 2명은 실종 상태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생사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실종자 2명 수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