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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이사 이어 연은 총재에도 개입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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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25.08.27 07:36:51

리사 쿡 해임 성공시 연준 이사회 과반 이상 장악
이를 이용해 내년 2월 연은 총재 집단 재인가 거부할 수도
금리정책 영향력 확대 '목적'…"연준 독립성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행정부 각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이사 교체에 이어, 지역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12곳에 대한 총재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독립성을 중시해 온 미국 중앙은행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로 평가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연은 12곳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검토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5년마다 이뤄지는 지역 연준 총재 재인가 투표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차기 투표 시점은 2026년 2월이다.

지역 연은 총재 재인가 투표는 개별 총재들의 임기(5년)와 상관없이 워싱턴 D.C.의 중앙 연준 이사회가 5년 주기로 모든 지역 연은 총재의 재임여부를 승인하는 절차다. 각 지역의 민간은행을 중심으로 선출되는 연은에 대한 연준의 실질적 견제수단이지만 지금까지는 형식적인 절차에 머물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고 연준 이사회에서 과반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를 이용해 연은 총재를 재임기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준 출신 인사들이 설립한 통화정책 분석기관 LH마이어의 경제학자 데릭탕은 “백악관은 연준을 바꾸기 위한 모든 수단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간 연은 총재 재임 승인투표는 그냥 통과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새로운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지역 연은 총재들은 지난 여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개편 구상이 자신들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쿡 이사 해임 소식이 전해진 직후, 복수의 지역 연은 총재들은 서로에게 연락을 취하며 파장에 대해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 이사회 7명과 지역 연은 총재 5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뉴욕 연은 총재는 상시 참여, 나머지 11개 지역 연은 총재는 연례 순환 방식으로 FOMC에 참여한다. 지역 연은 총재는 백악관이 지명하거나 상원이 인준하지 않기 때문에, 통상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인사로 간주돼 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했던 라엘 브레이너드 전 연준 부의장은 “복수의 연은 총재를 교체함으로써 FOMC 투표권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는 연준 독립성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을 어떻게 연은 총재로 만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역 연준 이사회는 세 개 등급의 이사로 구성되며, 이 중 B, C 클래스 이사들이 총재 선임에 관여한다. 클래스 B 이사는 해당 지역 내 민간 은행들이 선출하고, 클래스 C 이사는 연준 이사회가 임명한다. 백악관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한다면 클래스 C 이사 선임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 인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낙선된 인물들을 트럼프 행정부가 연은 총재로 임명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독립 연방기관의 이사진을 친정부 성향으로 교체하려는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는 앞서 국가노동관계위원회(NLRB),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 등에서도 유사한 시도를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경제 과열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고, 이후 권한만 커졌다고 비판해 왔다. 또한 2021~2022년 인플레이션 대응 지연과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연준 이사회의 과반을 확보하면 금리는 낮아질 것이고, 주택 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며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높은 금리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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