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비둘기파 "기준금리 연달아 인하되진 않을 것"

박종화 기자I 2024.03.05 10:31:20

기업 고용·지출 급증 따른 ''억눌린 과열'' 경고
파월, 6~7일 美 의회보고…신중론 재확인할 듯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파로 꼽히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피력했다. 그는 연준이 3분기 한 차례 기준금리를 낮춘 후 그 효과를 신중히 살펴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출처=애틀랜타 연은)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보스틱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준이 3분기 금리 인하를 시작하되 한 차례 기준금리를 낮춘 후 금리 인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기준금리가 연달아 인하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시장 참여자와 기업 경영진, 가계가 기준금리 인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bp(1bp=0.01%p)씩 두 차례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애틀랜타 연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도 신중론을 고수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연평균 2%에 이르는 확실한 경로에 있다는 걸 확신하려면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며 “그런 확신이 생긴 후에야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출 때가 됐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보스틱 총재는 또한 첫 번째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자마자 기업이 고용과 지출을 늘릴 가능성을 지적하며 “내가 ‘억제된 과열’이라고 부르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면밀히 살펴봐야 할 새로운 물가 상승 리스크다”고 했다. 그가 첫 번째 금리 인하 후 그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비둘기파인 보스틱 총재마저 기준금리를 서둘러서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연준 기류가 신중론으로 기울었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6~7일 미 의회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하는데 이 같은 신중론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에 시장에서도 상반기 연준의 기준금리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ME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6월까지 현행 기준금리(5.25~5.50%)를 유지할 확률을 34.2%로 보고 있다. 이달 초(26.0%)보다 8.2%p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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