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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이는 반도체 등 중국의 기술 굴기와 군사적 야망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동시에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매출의 15%가 중국에서 발생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그동안 네덜란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에 ‘조건 없이’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달 리셰 스레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 장관은 자국 의회에 출석해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만큼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수출 제한에 네덜란드가 적극 동참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미국과 네덜란드 간 합의 배경에 관심이 쓸릴 것으로 관측된다.
소식통은 “ASML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은 네덜란드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과 비슷한 국가 안보 우려를 공유하기 때문에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미국에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네덜란드·일본 등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맹국을 상대로 해당 국가들이 중국 기술에 대한 자체적인 제한 조치를 발표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ASML을 비롯해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와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은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앨런 에스테베즈 미 상무차관과 타룬 차브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기술·국가안보 선임보좌관이 지난달 말 네덜란드를 방문해 네덜란드 관리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에스테베즈 차관은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동맹국들과의 논의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우리의 정책과 계획을 지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 어떤 나라도 없다”면서도 “우리의 동맹국들은 우리의 가치와 중국의 위협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