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쿠오모 형제의 몰락…형 주지사 사퇴 이어 동생 앵커 정직

피용익 기자I 2021.12.01 11:31:20

CNN,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에 무기정직 징계
형 성추문 수습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행적 드러나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미국 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가 방송국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의 성추문 수습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이유에서다.

CNN은 30일(현지시간) “추후 평가가 나올 때까지 크리스 쿠오모에게 무기한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날 공개된 뉴욕주 검찰 수사 자료에 따르면 크리스는 앤드루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 상황을 꾸준히 확인했다. 특히 크리스는 지난 3월 형의 최측근에게 “결혼식장 여성에 대한 단서가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식장 여성’은 앤드루 주지사로부터 결혼식 피로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피해 사실을 공개한 애나 러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는 형의 참모진에게 자신을 비롯한 외부 인사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는 등 성추행 대책에 적극적인 관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CNN은 그동안 크리스를 옹호하는 입장이었지만, 검찰 수사 자료가 공개되며 그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결국 퇴출을 결정했다. CNN 대변인은 “검찰 자료로 볼 때 크리스의 개입이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며 입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크리스는 2013년 CNN에 합류해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쿠오모 프라임 타임’이라는 간판 시사 프로를 진행했다. 그는 형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시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쿠오모 형제는 누가 어머니에게 더 사랑받는 자식인지 등을 두고 티격태격하다가도 훈훈한 형제애를 연출하는 모습을 보여 인기를 끌었다.

크리스 쿠오모. (사진=AFP)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