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라더니..내년 기업 신용도 ‘먹구름’

함정선 기자I 2017.12.12 11:00:00

비우호적 사업환경에 올해 대비 실적 저하 지속
조선, 자동차 등 업종 부진 이어져..신용등급 방향성 '부정적'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내년 국내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조선업종의 내년 전망이 가장 비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12일 기업과 금융 부문 30개 산업을 대상으로 한 ‘2018년 산업 신용 전망’을 발표했다. 한기평이 준비한 신용 전망은 △산업별 사업환경이 어떨지 △전년비 영업실적의 방향성이 어떨지 △영업실적 외 재무와 투자, 계열 등을 모두 고려한 신용등급 방향성은 어떨지 등으로 구성된다.

한기평은 기업부문 23개 산업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이고 영업실적은 전년대비 저하될 것이며 신용등급의 방향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국 중심의 경기회복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주요 산업의 수급 여건이 악화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금리와 환율, 유가 등 거시적인 요건이 불확실한 것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업환경이 가장 비우호적인 산업으로는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조선업과 자동차, 건설, 소매유통, 호텔 등이 손꼽히고 있다. 사업환경이 우호적인 산업은 반도체와 정유, 석유화학 등 3개 업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가장 비우호적인 환경에 놓인 업종은 조선업이다. 최근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예고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내년, 업계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국내 조선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수주잔고가 1년치 정도에 불과하다”며 “간단하게 말해 자기 매출만큼 신규 수주를 해야 매출이 유지되는 구조이나 그러지 못한 상황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고정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실적은 올해와 비교했을 때 저하되는 기업들이 개선되는 기업보다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와 타이어, 호텔(면세)업의 내년 실적이 올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올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실제 실적 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올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정유, 석유화학, 시멘트 등은 정점에서 내려오는 단계로 내년 실적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수급부담으로, 조선업은 수주부진 때문에 내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산업환경과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내년에도 하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신용등급 방향성이 긍정적인 것을 제외하면 조선, 디스플레이, 호텔(면세), 소매유통, 해운 등에 속한 대부분의 기업들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이다.올해 진행된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부문에 속한 기업들이 처한 환경은 그나마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평은 금리인상과 국내 거시지표, 경쟁심화와 기업부문의 산업전망 등을 고려할 대 다소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업의 실적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신용카드와 할부리스는 경쟁심화, 금리인상 등이 수익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대부업은 상한이자율 인하, 조달비용 상승,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올해 대비 실적 저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기평은 금융업에 대한 신용등급 방향성을 중립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대부업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방향성이 부정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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