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9일 우리나라의 주채무계열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제도를 2014년 말 기준으로 외국기업에 적용한 결과, 미국 포드자동차, 일본 도쿄전력, 네덜란드 통신업체 알티스(Altice) 그룹 등 우량한 기업군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 계열군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집단은 모두 재무평가 점수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 기준점수보다 18점 이상 낮아 비재무적 평가점수를 추가해도 기준점수에 못 미쳤다. 하지만 해당 국가들은 이들 기업에 대해 우리나라처럼 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
2015년 주채무계열은 2014년말 현재의 신용공여액이 2013년말 국내 총신용공여액의 0.075%(한국의 경우 1조2700억원) 이상인 기업집단이며, 이중 평가점수가 기준점수에 못 미치는 계열군은 주거래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체결 대상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 13개 외국 기업집단의 재무평가점수 평균값은 2014년말 기준 46점(중앙값 46점)이었으나, 2015년말에는 평균값이 50점(중앙값 53점)으로 개선됐다. 세부적으로는 약정체결 13개 기업집단 중 69.2%에 해당하는 9개 기업집단의 재무평가 점수가 높아졌다.
13개 기업집단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이자보상배율의 평균은 2014년 말 기준으로 각각 3.99%와 1.30배였으나, 2015년 말에는 각각 5.36%와 2.04배로 상승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준을 적용하면 2014년 말 기준으로 미국 포드자동차는 약정체결 대상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정체결 없이 자구노력만으로 2015년 이후 무디스의 신용평가등급이 Baa2로 상향(2014년 이전 Baa3)됐다.
한경연은 “외국 계열군은 비록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악화돼도 기업경쟁력과 산업안정성 등 비재무적 요인이 우수하면 높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받는다”면서 “이에 반해 우리나라 재무구조개선 약정제도는 계열군이 일시적 수익악화로 재무평가 점수가 기준점수에 못 미치면 바로 약정체결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무평가시 기업의 장기적 수익성과 차입금·현금흐름 비율을 더 비중 있는 기초지표로 평가하는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종 한경연 산업연구실장은 “그룹 내 어느 한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한 경우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 관리하는 것은 실제로 집중해야 할 일부 계열사 구조조정 지연이나 상황 악화만 초래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국가 금융안정성 정책도구로 채택하지 않는지 되새겨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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