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 위치한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윤 회장이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한 후 기자실을 방문한 것은 거의 드문 일이다. 그만큼 전날 발표된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윤 회장이 조직 경영에 있어 확실한 이정표가 됐단 평가다.
윤 회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지주사의 비은행 비중을 40%까지 늘리려는 계획이 현대증권 인수로 상당히 근접해졌다”며 “은행의 자본력과 고객기반을 활용하는 유니버셜뱅크 모델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B(투자은행)의 대표격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도 커머셜 뱅크를 붙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한국형 Boa메릴린치를 꿈꾼다고 밝혔었다.
윤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1조원 가까운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게 된 배경도 언급했다. 그는 가격과 관련해 “구체적인 가격 수준은 말할 수 없다. 시너지 창출 등을 종합해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 범위내에서 적정 가격을 썼다”고 말했다. 또 “사외이사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했다”며 “가격의 전권을 위임해줄 정도로 재량권을 줬다”고 설명했다.
기존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현대증권의 구조조정에 대해선 신중한 입중을 보였다. 윤 회장은 “인수합병은 결과가 안 좋은 경우도 있는 만큼 중요한 것은 인수 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통합을 하는 것”이라며 “현대증권을 명가로 재건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증권분야 사업구조 개편은 그룹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다만 미세조정은 있을 것”이라며 “현대증권이 그동안 잘해왔으니 최대한 존중하고 좋은 인재를 최대한 모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