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부호들의 사교장···럭셔리호텔 '포시즌스' 한국 상륙

최은영 기자I 2015.10.01 11:08:53

세계적인 체인호텔 개장, 콘래드 이후 2년 여만..외국인에 한국 알릴 기회
317개 객실에 식음료업장만 7개..최고급, 최고가
1박에 49만원 국내 최고 수준..1억원대 회원권 반응도 좋아
미래에셋자산운용 소유, 금융권 행사 집중될 것으로 예상

1일 개관한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 외관. 포시즌스는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국내에는 서울 광화문에 첫 선을 보였다.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은 1일부터, 객실은 15일부터 각각 운영된다.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 포시즌스(Four Seasons)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최대 주주로 있는 포시즌스가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터를 잡고 1일 영업을 시작했다.

포시즌스는 기존 특1급, 올해 새로 도입된 5성급보다 한 단계 위인 ‘6성급’으로 평가받는 호텔이다. 6성급은 호텔 공식 등급 체계에는 없는 등급이지만, 업계에선 기존 최고 등급인 5성급보다 시설과 서비스, 조망 등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호텔을 편의상 6성급으로 부른다. 하얏트 최상위 등급 브랜드인 ‘파크 하얏트’, 힐튼호텔 체인 가운데 최고로 꼽는 ‘콘래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 6성급 럭셔리 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개장 이후 약 2년여 만으로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덩치는 역대 최강급은 아니다. 지상 25층, 지하 7층 건물에 스위트룸 43개 등 객실 317개를 갖췄다. 객실수는 여타 특급호텔에 비해 적지만 규모가 44~52㎡ 수준으로 국내 특급호텔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크고, 식음료업장은 레스토랑과 바를 포함해 7개에 달한다. 이는 국내 최다 수준으로 포시즌스 서울의 서비스 수준을 짐작게 한다.

피트니스와 사우나 등 부대시설도 호화롭다. 이 호텔의 피트니스 회원권은 1억원을 호가한다. 아직 정식 판매 전이지만 전체 600구좌 가운데 상당 부분이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나 바닥에는 금막 타일이 30~40%가량 쓰였다. 총 7개의 마사지룸이 있는 스파시설에선 업계 최초로 네일바(Nail bar)도 운영한다.

하루 숙박비는 가장 작은 일반 객실 디럭스룸 기준 49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이 역시 국내 최고가로 신라호텔, 조선호텔, 롯데호텔 등 국내 최고급 호텔보다 20~30% 가량 비싸다.

이렇듯 가격이 비싸다보니 최상류층이 아니고서는 이용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해외 VVIP 비즈니스 고객을 비롯한 국내 부호들의 사교장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호텔의 소유주는 금융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금융권의 각종 행사가 이 호텔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포시즌스 서울의 진짜 매력은 호텔 자체가 아닌 서울이다. 호텔 측은 전 세계 95개 포시즌스 체인 중에 국가, 도시와 유대감이 가장 강한 호텔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객실에선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다. 경복궁과 세종로 광장, 종로, 남산타워가 한 눈에 보이는 객실도 있다.

호텔 공사 중에는 지하에서 낡은 집터가 발견되기도 했다. 호텔 측은 이를 허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유리를 덮어 호텔을 찾는 손님들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포시즌스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 궁전을 인수해 호텔로 만들면서 프레스코 벽화 등을 그대로 살린 것과 엇비슷하다.

포시즌스 호텔은 입점 국가에서 주요 명소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러시아에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 옆에, 프랑스에는 파리 샹제리제에 자리했다.

호텔 개관에 앞서 지역을 먼저 알리는 것도 포시즌스의 오랜 전통이다. 업계에선 포시즌스 서울의 개관이 전 세계 호텔 이용객들에게 서울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포시즌스 서울의 개관은 국내 호텔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면서 “서울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임에도 만다린오리엔탈, 페닌슐라 등 세계적인 호텔이 의외로 없었다. 이번에 포시즌스가 서울에 호텔을 연 것은 관광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도 된다. 해외 부유층 고객 유치와 더불어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특급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시즌스 서울 호텔의 로비 라운지.(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이그제큐티브 클럽 라운지. 28층 라운지와 일부 객실에서는 북악산 아래로 넓게 펼쳐진 경복궁과 청와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팰리스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 투숙객은 자신의 수면 스타일에 따라 매트리스를 선택할 수 있다.(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