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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지난주 고요하던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는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인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각계 각층에서 몰려들 중국인들은 전세버스를 대절해 워런 버핏의 발자취를 밟는 등 ‘오마하의 현인’을 동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중국 언론을 인용, 올해 버크셔 주총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은 총 20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10년 전 예일대 기부금을 받아 설립된 힐하우스 캐피털 창립자 장 레이부터 다소 인지도가 낮은 투자자들로 구성된 투자자문사 유히그룹)까지 다양한 투자자들이 오마하를 찾았다.
올해는 버핏 회장이 취임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2일 주총에 참석한 인원은 무려 4만여명에 달했다.
유히그룹은 버핏 회장이 가장 좋아한다는 음식점인 피콜로 피트에서 식사를 하고 버스를 대절해 버핏 회장이 살았던 곳을 방문하며 그의 집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마치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팬처럼 버핏을 쫓았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FT는 “지난해 4분기 미국을 포함한 국제시장에서 3300억달러(약 357조6540억원)에 달하는 자본이 빠져나간 중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해외 투자는 국영기업들이 지배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엔 정부의 반부패 운동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보험업, 대기업, 부호 등 여러 분야에서 ‘투자의 귀재’ 버핏 회장의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때마침 5월1일이 중국 근로자의 날 연휴로 버크셔 주총 기간과 겹치면서 참석자들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유히그룹은 해서웨이 주총에 참석한 후 투자자들과 뉴욕의 하버드 클럽에 방문해 전문가들을 초빙해 중국인들이 미국에 투자할 때 주의점들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장기 투자를 어떻게 해야하는 지부터 시민권을 어떻게 취득하는 지까지 전 분야에 걸친 중국인들의 관심이 소재로 등장했다.
중국과 미국에서 LNG 운송회사 에너지 트랜스포테이션을 운영 중인 킴발 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법률상의 규칙은 이곳(미국)에서 사업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관계에만 너무 의존하지 마라. ‘꽌시’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