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국민연금이 4분기 거래증권사를 선정한 가운데, 작년 옵션쇼크 주범인 도이치증권이 1등급 평가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량평가를 높게 받았다고 하지만, 작년 `11·11 옵션쇼크`를 일으킨 범인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인 회사가 1등급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4분기 거래증권사를 결정하고 5개 증권사에 1등급 평가를 줬다. 1등급 증권사에는 삼성증권(016360) 현대증권(003450)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증권 도이치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연금은 올해 약 7조원을 주식투자액으로 사용하며, 주식거래대금의 5.5%를 1등급 거래증권사를 통해 거래한다.
이중 도이치증권이 1등급을 받았다는 부분에 업계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작년 11월 2조원짜리 매물 폭탄을 투하해 지수를 폭락시킨 장본인이 도이치증권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도이치증권에 대해 영업정지 6개월을 명령했고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 역시 혐의를 인정하고 한국도이치증권 법인과 임원, 도이치뱅크 홍콩지점 임직원 등을 기소했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결과를 듣고 의외라고 생각했다"면서 "아무리 정량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하지만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회사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증권사 법인영업팀 관계자도 "임의적 판단으로 잡음이 생겨서인지, 이번 국민연금 정성평가시 증권사별 성적 차이가 거의 없다고 들었다"면서 "계량평가를 통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솔직히 우리 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간 주범이 1등을 할 수 있냐"고 말했다.
이번에 탈락한 증권사 법인영업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억울하다"면서 "객관적인 잣대로 점수를 줬다는 사실은 환영할 일이지만, 국민연금 기금이 어떤 돈인지 생각하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은수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로 국민연금은 몇 해전 외국계 증권사에 S등급을 주면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도이치증권 등급을 강등한 바 있다.
이에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우리는 금융감독원이 도이치증권에게 6개월 영업정지를 준 기간동안 거래증권사에서 도이치를 제외시키는 패널티를 이미 줬다"면서 "그렇다고 그 기간동안 우리에게 이득 될 수 있는 시장 전망 리포트까지 안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 보고서들의 전망이 잘 맞았고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또 거래증권사라 해서 자금 운용을 직접 맡기는 것이 아니어서, 다툼의 소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 관련기사 ◀
☞[머니팁]삼성證, 지수연계 얼리버드 ELS 판매
☞10월 둘째주, 코스피 기관 순매수 1위 `삼성증권`
☞증권株 `유증으로 주주가치 희석`..목표가↓-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