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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급등..`어찌 하오리까`(마감)

이학선 기자I 2005.08.01 16:49:11

5개월 반만에 최고..장외서 국고3년 4.42%, 0.20%포인트↑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오후 들어 유입된 손절매물로 채권금리가 지난 2월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1일 장외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5-1호 수익률은 직전거래일보다 20bp 상승한 4.42%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 5-2호는 22bp 오른 4.76%, 국고채 10년물 4-6호는 14bp 오른 5.16%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9일 국고채 10년물을 100억원어치 샀다면 하루 사이에 1억원 정도의 손실을 본 셈이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속수무책으로 오르자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 주가상승, 추경 편성 가능성 등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이를 녹여줄 호재가 마땅치 않았다. 경제지표 호전 영향으로 미국 채권금리마저 큰 폭 상승해 장 초반부터 참가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콜금리보다 1.0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던 지표금리 지지선이 무너지자 채권매물이 쏟아졌다. 오후에는 은행들이 국채선물을 매도하며 가격하락 압력을 높였다.

이날 실시된 국고채 3년물 입찰에서도 취약한 매수심리가 확인됐다. 모두 1조5000억원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지난 주말보다 13bp 높은 4.35%에 결정됐다.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 응찰한 결과다.

재정경제부가 국고채 조기차환 종목을 발표했지만 불안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데다 오는 11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경계심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18bp 오른 4.41%였다. 협회 호가기준으로는 지난 2월14일 4.43% 이후 5개월 반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국고채 5년물은 21bp 상승한 4.76%, 국고채 10년물은 15bp 상승한 5.17%를 기록했다.

통안증권 364일물은 7bp 오른 3.85%, 통안증권 2년물은 14bp 오른 4.31%였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AA-는 18bp 오른 4.81%, BBB-는 19bp 오른 8.80%로 고시됐다.

장내시장에서는 1조17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국고5-1호가 8200억원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다. 국고4-6호와 국고5-2호는 각각 1500억원, 1100억원 정도 손바뀜이 있었다. 나머지 종목은 거래대금이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매수심리 `휘청`

미국시장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악재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채권 매도에 열을 올렸다. 경기가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가운데 주식시장마저 연일 오름세를 보이자 매수심리가 크게 꺾인 것으로 보인다.

저가매수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연고점까지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경계하던 투자자들에게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투신사 한 펀드매니저는 "주가, 경기회복 기대감 등 알려진 악재 영향이기도 하지만 호재가 없어 금리가 큰 폭 올랐다"며 "일부에서 절대금리 메리트를 얘기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누가 먼저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가매수, 아직은‥

심리가 무너지면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가격 메리트만 보고 섣불리 뛰어들기는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지표금리가 5.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앞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혹시나 기대했던 정부와 한은의 시장안정 코멘트도 없었고 막판에 많이 올라 내일도 쉽게 금리가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배 KB선물 연구원은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신호가 나와야 심리적 공황이 가라앉을 것 같다"며 "지금은 매수에 손이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일단 8월 산업생산이 분기점이 될 것 같다"며 "현재로선 지표금리가 4.50%까지 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4.50%에서 막히면 4.20%까지 반락할 수 있겠지만 뚫리면 5.0%까지는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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