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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포레가 쉼터라는 뜻이에요?"…이해 안되는 외국어로 뒤덮인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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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인 기자I 2026.10.08 07: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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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갸날100년]①물품보관·샤워실 이름이 '러닝러닝센터'
영어를 알아도 모르는 '말말말'
외국어 남발인 공공정책은 '접근성'에 제약
요즘 세대가 한글로 노는 법…'침착하다'의 숨은 뜻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1926년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한글날이 100주년을 맞았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을 기린다는 의미가 무색하게 우리 사회 곳곳엔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가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공공 분야에서 이를 여과없이 활용하면 정책 접근성에 제약을 가져올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상가의 모습이다. 화살표 기호 옆에 '미디어포레'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의 모습이다.(사진=염정인 기자)
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상가의 모습이다. 화살표 기호 옆에 '미디어포레'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의 모습이다.(사진=염정인 기자)
7일 이데일리가 서울 도심 일대를 둘러본 결과 공공장소에 외국어 명칭이 널리 쓰이면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이용에 불편을 겪는 모습이 자주 발견됐다. 심지어는 영어가 익숙한 사람조차도 의미를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외국어가 남발된 사례도 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한 안내판에는 ‘미디어포레’라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단어가 적혀있었다. 하단에 작은 글씨로 쓰인 ‘Rest Area’라는 영문까지 읽어야 간신히 휴게 공간임을 유추할 수 있다. 명칭만으로는 공간의 쓰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사례다.

이날 오후 강남역 지하상가로 쇼핑을 나온 황모(75) 씨는 “(미디어포레라고) 적힌 걸 처음 본다”며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니까 강남역을 자주 다녀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28) 씨도 “영어를 알아도 이해가 안 된다.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서울 중구 만리동의 손기정체육문화공원 안에 위치한 '러닝러닝센터(running learning center)' 입구의 모습이다.(사진=정유진 수습기자)
서울 중구 만리동의 손기정체육문화공원 안에 위치한 '러닝러닝센터(running learning center)' 입구의 모습이다.(사진=정유진 수습기자)
앞서 중구 만리동의 손기정체육문화공원 내부에는 ‘러닝러닝센터’(running learning center)라는 이름의 공간이 생겼다. 운동을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샤워실이나 물품 보관함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거의 매일 공원에 온다는 박모(69) 씨는 “노인들이 많이 오는 공원인데 굳이 영어로 간판을 달았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과거 카페일 때는 종종 갔는데 지금은 뭐 하는 데인지도 모르겠고 이용이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어르신들은 영어로 둘러싸인 환경에 높은 피로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매일 홍대입구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홍모(73) 씨는 “영어로 된 간판이 너무 많다”며 “밖에서 영어가 많이 보이면 절대 안 들어간다. 꼭 나보고 나가라는 말 같아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 매장은 안내 문구 대부분이 영어로 표기돼 있다.(사진=염정인 기자)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 매장은 안내 문구 대부분이 영어로 표기돼 있다.(사진=염정인 기자)
전문가들은 공적 영역에서 만큼은 외국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 등을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 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어기본법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건범 한글과문화연대 대표는 최근 한 교육청이 ‘스마트폰 없는 학교’ 정책을 ‘폰 프리 스쿨(Phone-Free School)’로 명명한 사례를 들면서 “최근 공적 영역에서의 외국어 남용 문제가 더욱 심해진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공공정책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특히 공적 영역의 정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우리말로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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