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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합의에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과 이란 핵 위협 종식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신속하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조건을 달았고,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군사력으로 이란을 겨냥해 장전을 마친 상태”라는 위협도 거두지 않았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때릴 것”이라며 “언젠가 그들은 ‘더는 못 견디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몇 시간 뒤 CBS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주말 이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동 폭격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공격을 취소하게 된 배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만류가 지목된다. 악시오스와 AP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이 보복으로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을 때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도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접촉하며 이란과 오만 사이에서 호르무즈 상업 통행 재개 방안을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런 장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후통첩과 철회를 되풀이해 왔다. 지난 3월 23일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뒤 폭격을 두 차례 미뤘고, 지난 4월 7일에는 “오늘 밤 문명 전체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가 시한 몇 시간 전 2주 휴전을 선언했다. 지난 6월 중순에는 종전 양해각서까지 맺었지만 백악관은 이란이 이를 깨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TACO라는 조롱이 반복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늘 겁먹고 물러선다는 뜻으로, 관세 위협을 쏟아내다 결국 뒤로 물러서는 행태를 빗대 지난해 5월 월가에서 처음 나온 표현이다. 스티븐 콜린슨 CNN 기자는 압도적 군사력을 앞세워 이란의 굴복을 끌어내려는 전략이 이미 여러 차례 실패했다며, 이란 내부에서는 그의 군사 위협에 신뢰성이 없다고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렉서스 그린키위치 미 유럽사령관은 최근 국방부에 구축함이 더 오지 않으면 이스라엘 방어보다 미 본토 방어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서면으로 통보했다. 겁을 먹었다기보다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협상가식 충격 전술로 이란을 협상장에 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격 취소에도 긴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중동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지금 떠나는 것을 고려하라는 여행경보를 새로 냈고, 이란은 미군 기지를 둔 국가들을 향해 경고를 내놨다. 쿠웨이트 당국은 이날 새벽 이란 드론의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 계열 타스님통신은 고위 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기간시설을 타격할 경우 역내 양국의 핵심 시설을 표적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