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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의 거시경제조사기구인 AMRO(암로)의 코우칭 리(Kouqing LI) 소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역내 경제협력·금융안정 포럼’에서 아세안+3 지역이 높은 성장성에도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우선 리 소장은 “팬데믹 이후 5년이 지나고 그 이후 여러 차례의 충격이 발생했지만, 우리 지역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세안+3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은 4.2% 증가했으며, 향후 2년 동안에도 4%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 세계 GDP 성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글로벌 정치와 경제 환경의 변화, 지정학적 긴장 등이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지역 경제의 성장 경로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리 소장은 “아세안+3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지만 우리의 성장 경로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2011년부터 2019년까지 5.4%였던 지역 평균 성장률은 그 다음 10년 동안엔 4.3%로 예상되고, 이는 주기적인 둔화가 아니라 더 깊고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한다”고 봤다.
지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둔화됐으며, 이는 주로 생산성 저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인구 고령화 △기후 위험 △지정학적 긴장 고조라는 시급한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더 급격한 고령화와 기후 위험에 처해 있으며, 글로벌 지정학적 재편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는 △정책 유연성 강화 △기술과 제도 혁신 △지역 협력 강화 등이 제시됐다. 리 소장은 정책 측면에서는 거시경제 펀더멘털은 견고하지만 정책적 완충 장치가 제한적이므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성장을 지원하고 취약성을 고려하는 신중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생산성을 향상시켜 성장동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과 제도의 혁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점점 더 분열되는 세계에서 아세안+3는 국제 협력의 등대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공동의 도전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공급망 회복력 강화, 디지털 통합 진전, 기후 행동 조정 등 국경을 초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통상 환경 불확실성과 저출산·고령화, 기후변화 등 구조적 도전 과제가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경제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산업경쟁력 강화와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위한 ‘역동 경제 로드맵’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최 부총리는 또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국내 정치적 불안과 관련한 메시지도 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다행히 지난 주말 ‘수습 절차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면서 “현재 한국의 경제시스템은 굳건하고 긴급 대응체계도 안정적으로 작동 중이라는 점을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