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어김없이 공연과 관련한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전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올해 공연계는 지난해보다 더 다채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뮤지컬과 연극은 재공연은 물론 신작까지 많은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연뮤덕’을 행복하게 만들 것 같은데요. 라인업 기사를 정리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꼭 보고 싶은 작품들이 있어서 따로 모아봤습니다. 사심으로 꼽은 올해 보고 싶은 뮤지컬·연극 3편입니다.
◇3대에 걸친 악의 근원, 매혹적인 ‘영 어덜트’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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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로 먼저 접했습니다. 원작은 856쪽에 달하는 방대한 소설인데요. 2016년 31세로 세상을 떠난 박지리 작가의 유작이기도 합니다. 작품은 철저하게 계급이 나뉜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명문 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선과 악의 대립, 계급 사회 속 인간의 이면 등 무거운 주제를 3대에 걸친 흥미로운 이야기로 담아냈습니다.
원작은 조지 오웰의 ‘1984’ 같은 느낌에 ‘해리 포터’ 시리즈를 가미한 느낌이랄까요. 한국에서도 이런 매혹적인 ‘영 어덜트’ 콘텐츠가 있음을 보여줘 흥미로웠는데요. 서울예술단은 원작을 무대 예술로 멋있게 재현했습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지난해 6월 일본 토호 주식회사를 통해 라이선스 공연으로 현지에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본까지 사로잡은 ‘K뮤지컬’ 콘텐츠를 한국에서 다시 만날 기회입니다.
◇샘 레이미 감독의 공포영화, 뮤지컬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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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데드’는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시리즈입니다. 죽은 자를 불러내는 책 ‘네크로노미콘 엑스-모르티스’와 이에 맞서는 주인공 애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요. 1981년 1편을 시작으로 샘 레이미 감독의 3부작과 리부트 시리즈 2편, 샘 레이미·브루스 캠벨이 함께 참여한 드라마 ‘애시 vs 이블데드’, 그리고 여러 편의 게임으로 제작된 공포영화 대표 프랜차이즈입니다. 공포와 유머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로 공포영화 입문작으로도 제격입니다.
2017년 뮤지컬 ‘이블데드’를 직접 관람했는데, 원작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무대만의 매력을 더한 ‘병맛’ 뮤지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공포의 수위는 다소 낮아졌지만, 대신 다른 뮤지컬에서는 보기 힘든 B급 요소가 볼거리입니다. 여기에 ‘스플래터석’(관객도 배우들과 함께 피를 맞으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좌석) 등 재기 넘치는 이벤트도 인상적이었고요. 이번 공연은 뮤지컬 ‘난쟁이들’,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등 유쾌한 작품을 주로 선보여온 공연제작사 랑의 새로운 프로덕션입니다. 올해는 어떤 기발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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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대학’은 일본 최고의 극작가로 불리는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미타니 코키는 연극은 물론 드라마, 영화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해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자수포장)을 받은 거장 중의 거장입니다. 그의 작품은 여러 인물이 등장해 벌이는 유쾌한 소동극으로 유명한데요. 개인적으로는 미타니 코키가 1999년 직접 극본을 쓰고 감독한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를 좋아합니다. 웃음이 필요할 때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수작입니다.
‘웃음의 대학’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희극을 없애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사활을 건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담고 있습니다. 배우 야쿠쇼 코지, 이나가키 고로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동안 국내 공연에선 배우 황정민, 송영창, 정웅인, 안석환, 봉태규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8년 만에 돌아오는 ‘웃음의 대학’은 어떤 배우들로 웃음을 선사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