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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옐런 “인플레 괜찮다” 반복하는데 채권·주식 시장은 봄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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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1.03.24 10:56:02

국제금융센터 ‘주간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보고서’ 발표
월가 "인플레 무시하는 연준 상황, 급격한 긴축 우려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미국 경제 정책 수장들과 시장의 시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회복 국면에도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단언해왔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15조달러(약 1경7000조원) 이상의 돈이 풀린 데다 생각보다 경기 회복 흐름이 가팔라 인플레이션이 닥칠 것이란 시장의 의심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

24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주간 월스트리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인플레 우려 불식에 대해 ‘연준이 현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파월의 자신감..“연내 물가 오름세는 제어 가능한 수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물가 오름세는 제어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 16~17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23일(현지시간)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도 “올해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준은 아니며 만에 하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대처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같은 날 옐런 재무장관 역시 미국 경제가 기대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완전한 회복과는 거리가 멀며 이를 위한 재정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맞췄다. 자산 가격 버블 우려에 대해서도 금융기관들이 위험을 잘 관리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완전 고용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6.2%다. 이는 지난해 4월 최고치였던 14.8%에 비해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통상 완전 고용으로 여겨지는 3% 중반대 보다는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이던 지난해 2월은 3.5% 수준이었다.

옐런 장관은 “내년엔 완전 고용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산가격이 높지만 금융기관들이 위험을 잘 관리하고 있고, 앞으로도 자산 가치가 오를 수 있지만 백신 접종 확대로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사진=AP 연합뉴스)
최악의 시나리오 그리는 채권, 주식 시장..“조정장 올 것”

이와 달리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인플레 우려 대응에 대해 “현재 상황을 무시하는 것도, 나중에 급격한 긴축에 나서는 것도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짐 비안코 미국 비안코리서치 설립자는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무시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때까지 ‘관망 기조’(wait until inflation)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인식과 괴리를 형성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물가는 걱정할 수준 아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정책 결정에 기초 자료로 삼는 핵심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현재 1.5%인데, 4~5월 2.6%까지 올라 28년래 최고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은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기거나 10년물 국채금리가 뛰지 않도록 직접 통제하는 수익률곡선관리(YCC) 도입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 연준 의장 및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역시 “경기 전망보다 결과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집행하고, 선제적 조치를 취하기보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백신 배포와 부양책 덕분에 경제가 재개되면 억눌린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해 다음 달부터 두 달간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2%를 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과 주식 시장에서는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금리의 예상외 급등 가능성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그리고 있다.

채권 투자를 회피하라는 의견과 주식시장에 대한 조정 전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회장인 레이 달리오는 ‘현 채권은 물가보다 수익률 낮은 투자처라 어리석은 투자’라며 인플레이션율보다 고수익인 신흥아시아 등 비달러, 비채권 자산 투자를 권고한 바 있다. 어소시에이츠의 다른 임원들도 “현재 인플레이션의 금융시장 반응은 과잉반응이 아니라 중요한 구조적 변화의 시작”으로 평가하며 시장과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명 채권투자자인 빌그로스도 3~4%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미 국채선물을 매도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장기 금리의 6%대 상승은 2년 내 도래하긴 어렵지만 5년내에는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올해 연말까지 4% 가능성도 낮게 보지만 전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도 최근의 금리상승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식 시장을 망가뜨릴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6~9개월간 변동성 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금센터는 보고서에서 “일부에서는 일명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식 등 기술주들의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대다수 투자자가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매수기회라고 볼 수 있지만 금리상승 영향이 예상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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