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성기능 개선·원기 증강 효과를 표방하며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최음제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중 약 30% 가량이 식품에 사용 불가한 부정물질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제품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부정물질은 삼지구엽초 성분인 이카린이었다.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종유해물질팀 조천호 주무관팀이 온라인에서 124건, 서울 등 전국의 대형마트, 백화점, 성인용품점 등 오프라인에서 37건 등 모두 161건(성기능 개선이나 최음제로 판매 중인 제품)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식품 중 발기부전치료제 및 사용금지 성분 모니터링)는 한국식품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조 주무관팀의 분석결과 161건 중 48건(30%)에서 식품에 사용해선 안 되는 부정물질이 검출됐다. 부정물질이 확인된 제품 48건 중 39건(81%)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것이었다. 9건(19%)은 오프라인(성인용품점)에서 구매한 제품이었다.
부정물질이 확인된 48건을 유형 별로 분류하면 식이보충제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미(未)표시 11건, 허브보충제 3건 순이었다. 제조국 별로는 미국산이 40건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호주ㆍ이탈리아ㆍ영국산이 각각 11건이었다. 국적 불명도 5건 있었다.
조 주무관팀은 논문에서 “미국 제품에서 부정물질이 많이 검출된 것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국산을 가장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가장 많이 검출된 부정물질은 이카린(20건)이었다. 요힘빈(16건)ㆍ타다라필(16건)ㆍ실데나필(11건)ㆍ클로로프레타다라필(4건)ㆍ디메틸실데나필(1건)ㆍ디메틸티오실데나필(1건)도 검출됐다. 삼지구엽초 성분인 이카린은 주류엔 사용할 수 있으나 식품엔 사용 불가인 성분이다. 요힘빈이 함유된 요힘베 껍질(yohimbe bark)도 식품 사용이 금지돼 있다.
조 주무관팀은 논문에서 “천연(natural)이어서 안전하다는 소비자 인식으로 인해 허브ㆍ식품에 사용 금지된 생약ㆍ한약재 등이 포함된 제품이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며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허브ㆍ식품 등을 구입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주무관팀이 성인용품점에서 구입한 제품 11건 중 5건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였고, 여기선 실데나필(비아그라 성분)이나 타다라필(시알리스 성분)이 검출됐다. 이 중 3건에선 제품에 표시된 함량보다 적은 양의 실데나필이 나왔다. 나머지 2건에선 표시된 함량보다 1.2∼3.7배나 높은 양의 실데나필과 타다라필이 검출됐다.
조 주무관팀은 논문에서 “시판 중인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허가받지 않은 시설에서 불법적으로 제조돼 순도(純度)가 낮다”며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 위해 과량 혼입하거나 둘 이상의 성분을 함께 섞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데나필ㆍ타다라필이 함께 든 제품 중 중 일부는 하루 권장 복용량을 초과한 용량이 들어 있어, 심혈관계 질환이나 저혈압 환자가 섭취하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