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앞으로 5년간 만기되는 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 회사채)가 사상 최대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부 기업은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무디스인베스터서비스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정크본드 규모가 9470억달러(약 1150조6050억원)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중 4000억달러가 2020년에 만기 된다. 한해 만기금액으로는 회사채 시장 역사상 최대다.
문제는 만기가 됐을 때 기업들이 수월하게 자금을 상환하거나 차환발행할 수 있는가다. 미국 금리인상, 국채 수익률과의 금리차이 확대, 중국 경기 둔화, 유가 변동성 등으로 녹록지 않다는 게 무디스 평가다. 여기에 기업 부채에 대한 규정 강화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검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이다.
티나 실라버그 무디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2016년 말과 2017년 기업들이 만기에 대비하기 시작하면서 신규발행에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거시경제 환경상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상환을 위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채상환을 위해 회사채 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한지를 가늠하는 무디스의 3년 차환지수(refunding index)는 현재 2009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역사적 평균치 이하다. 차환을 위한 자금시장 상황이 예년에 비해 악화됐다는 의미다.
대출채권 담보부 증권(CLO) 시장도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이다. CLO는 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회사채 시장 접근이 쉽지 않은 투기등급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한 수단이다.
CLO 발행을 통해 기업들의 차환 수요가 충족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도드-프랭크법으로 인한 규정 강화와 기업 파산 증가로 인해 CLO를 통한 자금조달도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무디스는 내다봤다.
업종별로 통신과 기술, 미디어업종의 부채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기업 역시 요주의 업종으로 떠올랐다. 투자적격 등급의 최하단인 Baa3 등급을 받은 에너지 기업 중 향후 5년 내 만기되는 채권은 340억달러다. 무디스는 일부 에너지 기업의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부터 2020년까지 투자적격등급 채권 만기 되는 금액은 8640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다. 이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만기 되는 금액에 비해 14% 많은 수준이다. 다만, 투자적격등급 회사채는 차환발행이 용이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탈리아 글러스척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점진적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투자적격등급의 회사채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