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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일로 승부해야 합니다. 임기 말이 됐다고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온다고 할 수는 없는 겁니다. 국정 어젠다를 정하고 밀어붙이면, 거기에 대한 지지 여부가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동되는 것이지요.”
이명박 대통령 4년차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효재 전 수석은 지난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과정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김 전 수석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4년차 당시 지지율이 40%대였다고 한다. 레임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 세력이 강한 게 아니었다”면서 “그때 FTA라는 일을 만들었고, 야당은 반대했지만 하지 않으면 당위성이 있어 전국민적인 관심이 컸다”고 했다.
이데일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앞둔 지난 21일 김 전 수석의 서울 성북구 자택을 찾았다. 그에게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조언을 부탁하자 “이른바 4대개혁의 당위성을 어떻게 국민에게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국정과제를 꿋꿋이 추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집권 후반기 청와대 내부에서 레임덕 조짐이 보였나.
“3~4년차라고 해서 레임덕이 오지 않았다. 그건 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대통령 이명박의 선호와는 관계없이 FTA 지지 여부에 따라 대통령의 지지율도 결정됐다. 그건 임기와는 관련이 없는 거다.”
-박근혜정부는 어떤가.
“박근혜정부도 반환점을 돌았다고는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이 있다. 여당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을 떼고 선거하기는 쉽지 않다. 내년 선거까지는 청와대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보면 된다. 내년 4월까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박 대통령은 4대개혁을 내년 총선에 상관없이 밀고가야 하나.
“그래야 한다고 본다. 총선도 국민 여론을 따라간다. 잘못 쥐면 칼날을 잡는 거고 잘하면 칼자루를 잡는 거다. 우리경제가 처한 상황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어렵지만 어젠다로 잡고 추진하면 총선 출마자들도 거기에 딸려 들어가게 돼있다.”
-박근혜정부는 후반기 때 또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할까.
“두 가지다. 하나는 젊은 사람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확대, 지속가능한 경제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세대나 미래세대에도 가장 큰 과제가 통일 문제다.”
-성공의 관건은 무엇인가.
“대통령의 정치력과 기획력, 추진력. 말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다. 대통령과 주변 참모들의 능력이다.”
-2011년 한미 FTA 때는 어땠나.
“쉽지 않았다. 야당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농어민단체 등이 전부 다 반대했다. 결국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론으로 끝까지 밀고 나갔기 때문에 결국 야당도 통과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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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소통해야 한다고 보나.
“FTA 논의 때 야당이 엄청 반대했다. 그래도 이 전 대통령을 모시고 국회에 갔다. 야당은 오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우린 가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오겠다는데 손학규 대표가 맞지 않을 수가 없지 않느냐. 대통령은 일단 우리 얘기를 들어나 달라 그런 입장이었다. 의견이 엇갈려도 서로 만나야 한다.”
-박 대통령의 전반기를 어떻게 보았나.
“아직 정확히 (점수가) 나온 건 아니다. 지지율이 아직 30%대를 유지하는 것은 썩 많은 실수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영웅들의 시대는 지나갔다. 정치라는 게 점점 한 사람의 독주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박 대통령이) 아직 이 시대에 썩 적응한 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박 대통령의 소통 문제가 계속 지적된다.
“전에 김한길 의원이 대표할 때 대통령과 만나고 나서 여야 관계가 더 악화됐다. 전화와 독대해야 소통이냐고 반론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국정을 놓고 야당을 설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지난 대통령 담화 때 소통 지적도 있다.
“솔직히 지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보고 이해하지 못했다. 언론이 질문하지 않으면 왜 거기 있는가. 깜짝 놀랐다.”
김 전 수석에게 ‘차기 리더십’에 대해 물었더니 역시 “영웅의 시대가 아니다”라는 답이 나왔다.
그는 “6·25 전쟁이 끝나고 나서 (군인 출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있었고, 거기에 정치적 자유를 가져다 준 게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다. 또 먹고사는데 일조한 게 이명박 대통령이다”면서 “이제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 (경쟁을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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