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양승조·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발언파문으로 일시정지돼 있던 국가정보원개혁특위가 11일 움직임을 재개했다. 다음날 국정원의 현안과 자체 개혁안을 보고 받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입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위 여야 간사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12일 오전 10시에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원의 현안업무보고와 자체개혁안을 보고 받는다”고 밝혔다.
또 오는 16∼17일 국정원 개혁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18∼19일 관련 법안을 심사한다는 이후 일정도 발표했다.
민주당이 바라보는 특위 합의의 1차적인 시한은 오는 24일까지다. 특위 의결 후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 등 이후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연내 처리를 위해 추진력 있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만큼 여야 갈등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은 일단 제외하고 여야 대표·원내대표 4자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 한 차례의 파행조짐을 겪은 만큼 더 이상 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합의를 이뤘다.
애초 특위 일정을 놓고도 여야는 의견을 달리했지만 한 발짝씩 양보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날 오후 당장 회의를 열자는 뜻을 나타냈지만 새누리당이 국정원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반대하자 한 수 물러서기로 했다. 반대로 다음 주 일정은 빠르게 진행하자는 민주당 입장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동의를 표시했다.
논란이 됐던 특위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 지난 9일 특위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비공개회의에 보좌관 참석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다툰 바 있다. 그러나 비공개회의에는 해당 특위위원만 참석할 수 있다는 새누리당 주장을 민주당이 받아들이면서 이 논쟁 역시 사그라졌다.
가장 쟁점이 될 대공수사권 폐지논란도 일단 중단된 모양새다. 민주당은 대공수사권 폐지도 이번 특위 활동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으나 새누리당은 안보 등을 이유로 반대한 바 있다. 문 의원은 “대공수사권 폐지는 4자회담 합의문에도 의제로서 명시돼있지 않은 만큼, 나중에 논의할 계획. 자꾸 의견차가 있는 걸로 처음부터 논란을 부르다보면 당장 해야 할 일을 못할 수 있는 만큼 우선 법안처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