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밤 뉴욕증시의 하락과 역외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대비 4.4원 오른 1169.5원에 장을 시작했다. 환율은 초반 1170원 전후에서 횡보하다가 정부의 천안함 조사발표 직전부터 조금씩 레벨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후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 환율은 오전 장중 1177.7원까지 올랐다.
이후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에 1170원대 초반까지 후퇴했던 환율은 증시 하락과 역내외세력의 집중적인 달러매수, 투신권의 환헤지 비율 조정과 관련된 달러매수세로 장막판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수출업체 달러매도가 오전에 이미 많이 나와서 환율 급등세를 잠재울만한 수급 재료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의 장중 고가는 1196.7원, 저가는 1168.8원, 한국외국환중개의 장중 고가는 1197.0원, 저가는 1168.8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9.90포인트(1.83%) 하락한 1600.18을, 코스닥 지수는 19.39포인트(3.87%) 급락한 481.06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866억원, 119억원 순매도했다.
외국환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세력이 갑자기 달러를 대거 매수하면서 환율이 급등했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이머징 아시아에서 이탈해 안전자산 쪽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천안함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한 불안감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외환딜러는 "이벤트에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변변한 저항선도 생기지 않는 상황"이라며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갈등이 심화되면 125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78.6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98억8000만달러로 전일대비 3억달러 감소했다.
서울외환시장 마감무렵 달러-엔 환율은 91.31엔으로 0.62엔 하락했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40.21원 급등한 1307.31원을 기록했다. 엔-원 환율이 1300원대를 회복한 것은 올 2월25일(1302.82원)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