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의 나이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난해까지 하나금융그룹의 사실상 2인자로서 자리매김해왔기에 금융권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후 후계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 그룹 2인자 날린 키코 후폭풍
이로써 윤 부회장은 사실상 현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윤 부회장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40년 가까이 동고동락한 사이다. 1970년대 한국투자금융시절부터 시작해 하나은행을 거쳐 하나금융지주 설립까지 김 회장의 오른 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퇴는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윤 부회장이 사퇴할 것이라는 조짐조차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그룹에서 윤 부회장의 비중이 상당했기 때문에 이번 사퇴는 예상 밖이다"라고 말했다.
윤 부회장의 사퇴는 기업금융사업부문 총괄로써 태산엘시디(036210) 통화옵션상품 손실에 따른 책임을 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뜩이나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산엘시디 부도 사태는 하나금융그룹에게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준 것이 사실이다.
서정호 리스크 담당 부사장 역시 태산엘시디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이번에 사퇴하게 됐다. 사태가 터진 당시 키코 등 파생상품을 담당했던 이강만 전 하나은행 자금담당 부행장도 보직해임이후 다시 복귀하지 못했다.
◇ 향후 후계 구도 어떻게 그려질까
기존 하나금융그룹은 김 회장 아래로 4강 구도를 나타냈다.
윤 부회장이 기업금융BU를 맡고 김정태 하나은행장(부회장)이 개인금융BU,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부회장)이 자산관리BU, 김종열 사장이 각 BU를 뺀 나머지 조직을 코퍼레이트센터로 묶어 맡아왔다.
이번에 윤 부회장이 빠짐에 따라 일단 3강 구도가 그려지게 됐지만, 김지완 사장이 외부 영입 인사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김정태 행장과 김종열 사장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행장이 소매와 기업금융을 모두 총괄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이 경우 각 부문별 의사결정과정이 분리되는 매트릭스 기본 개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기업금융 담당 부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우선 추진호 하나은행 기업금융 총괄 부행장에 그룹 기업금융 부문 책임 역할을 대행토록했다.
기업금융그룹은 이미 조직 개편을 통해 중소기업영업본부를 김 행장 산하의 리테일(소매)영업본부로 이관, 규모 자체가 다소 축소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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