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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팔아 양가 부모 부양"…연봉보다 무서운 '결혼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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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기자I 2026.09.05 19: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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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블라인드 글 3만5211건 분석
직장인 노후 불안, 결혼·출산으로…상대 부모 노후까지 따져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결혼 상대의 연봉이나 직업뿐 아니라 부모의 노후 준비 여부까지 결혼 조건으로 따지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부모 부양 부담이 자신의 결혼 생활과 출산, 주거 계획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5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노후·연금·정년 관련 게시글과 댓글 3만5211건을 분석한 결과 노후 관련 글 가운데 결혼·연애를 다룬 비중은 37.7%에 달했다.

결혼 상대의 외모와 연봉, 나이, 집안 등 ‘조건’을 언급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었다. 2020년 25.6%였던 관련 게시글 비중은 2023년 40.4%까지 올라 3년 사이 14.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최근에는 상대방 본인의 경제력뿐 아니라 부모가 스스로 노후 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지까지 결혼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실제 블라인드에는 최근 ‘노후 안 된 시댁 또는 처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양가 둘 중 한 곳의 노후가 부족하다면 부부가 그 노후를 어디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해당 글에서 진행된 투표에는 112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109명(97.3%)이 ‘집이나 자녀를 위한 돈은 손대지 않고 할 수 있는 선까지만 한다’를 선택했다. ‘있던 내 집을 팔아서라도 최대한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3명(2.7%)이었다.

(사진=블라인드 캡처)
(사진=블라인드 캡처)
댓글에서도 현실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애초에 경제력이 맞지 않는 집과 결혼하지 말라”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결혼은 수준이 맞는 사람끼리 하는 게 좋다”고 했다.

부모의 노후 문제가 출산 계획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고민도 등장했다. 또 다른 게시글 작성자는 결혼 전 시부모의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했지만 향후 생활비와 병원비 등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부모님 부양을 생각하니 이분들 때문에 내가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는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연구원 분석에서도 노후 문제를 둘러싼 불안은 뚜렷했다. 경제적 준비와 결혼, 부모 부양 등 주요 주제에서는 부정적 감정이 절반을 넘었고 경제적 준비와 관련해서는 ‘두려움’이 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구원은 노후 부담이 더 이상 은퇴 이후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층의 결혼과 주거, 출산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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