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회사 미래 비전을 발표하는 ‘ZIC 브랜드 데이’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SK엔무브는 2009년 SK에너지에서 분사한 뒤 1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알짜기업’이지만, 전기차 시대에도 기업의 미래가 괜찮을까에 대해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며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이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으로 오히려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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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기차 보급이 확산하며 윤활유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SK엔무브는 전기차에도 윤활유가 사용되긴 하지만, 전체 수요는 내연기관차 대비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대비해 2013년부터 전기차 전용 윤활유 개발을 시작해 글로벌 완성차에 제품을 판매하며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SK엔무브는 원료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특히 전기차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가 글로벌 점유율 4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윤활유를 넘어 새롭게 발굴한 건 열관리 등을 통한 전력효율화 시장이다. 그중에서도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방식이다. 이날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전시장에는 실제 데이터센터 서버가 윤활유 속에 담긴 채 작동되는 모습이 구현돼 주목받았다. 액체는 SK엔무브의 윤활유 80%에 첨가물 20%를 더한 것으로 최근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납품해 시범 가동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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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각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개발도 시도 중이다. 액체를 활용한 전력효율화 시장은 아직 개화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5~6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 규모는 1조원 미만이나, 향후 전기차 배터리와 ESS까지 포함한 전 세계 액침냉각 시장은 2040년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SK엔무브는 보고 있다.
SK엔무브는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새 브랜드인 ‘ZIC e-FLO’라는 이름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SK엔무브는 일상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이 곧 에너지 효율화고,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자신했다.
한편 SK엔무브는 기존 내연기관용 ZIC 경쟁력도 강화한다.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클라인 리포트에 따르면 인도 내연기관 엔진오일 수요는 지난해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6%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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