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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어느 광장 한 가운데 서 있는 왕자 조각상과 제비의 이야기를 그린다. 황금 조각과 보석으로 장식돼 있는 왕자는 어느 겨울 날 곁에 찾아온 제비에게 자신의 몸에 박힌 보석을 떼어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것을 부탁한다. 선의와 희생을 통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동화로 친숙하다.
3일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둘리보다 길동이가 더 이해가 되면 어른이 된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남은 적이 있는데, ‘행복한 왕자’를 다시 접하면서 그 말이 동심을 잃어버렸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른이 된다는 이유로 동심을 밀어냈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며 “동심을 돌려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익숙한 이야기지만, 뮤지컬은 이를 1인극으로 각색해 관객에게 색다르게 다가간다. 오스카 와일드 역으로 처음 등장하는 배우는 극이 전개되면서 원작 속 왕자와 제비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공연 시간은 80분에 불과하지만 한 명의 배우가 14곡의 넘버를 소화하며 여느 뮤지컬 못지않은 풍성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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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다채로운 음악이다. 뮤지컬 ‘브론테’ ‘더 와일드의 변론-거짓의 쇠락,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괴테의 변론-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에 참여한 작곡가 겸 음악감독 양지해가 음악을 만들었다.
이휘종은 “음역대가 높진 않지만 표현 방식이 어려운 곡이 많다”며 “노래만 불러도 인물의 감정과 상황이 잘 다가온다는 점이 우리 작품 속 음악의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양지원은 “관객에게 말을 걸고 질문을 던지는 느낌의 음악이 많아 매력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작품은 원작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라간다. 어떻게 보면 진부한 이야기지만, 홀로 무대를 이끌어가는 배우를 통해 원작 속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한승원 대표는 “이 작품의 메시지는 편견 없이 바라보는 사랑”이라며 “관객이 한 편의 동화를 봤다는 느낌보다 각자 나름의 질문을 안고 공연장을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 황미주가 각색을 맡고 연출가 이기쁨이 연출했다. 오는 6월 18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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