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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AT&T는 디스커버리를 인수해 새로운 합병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AT&T와 디스커버리 주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새로운 상장기업이 탄생할 예정이다. 다만 AT&T의 시가총액이 2300억달러로 디스커버리(약 240억달러)의 10배에 달하는 만큼 AT&T가 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은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에서 더 밀려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트리밍 영상과의 경쟁과 코드 커팅(cord-cutting)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AT&T와 디스커버리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코드 커팅은 전통적인 케이블 TV 채널을 보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새로운 시청 방식을 뜻한다.
지난 2018년 AT&T는 워너미디어의 전신 타임워너를 인수하며 미디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워너미디어 산하에는 뉴스사인 CNN과 드라마사인 HBO, 영화 제작업체인 워너브라더스 등이 포함돼 있다.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를 확보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AT&T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모펫나탄슨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약 3500만가구가 유료 TV 구독을 해지하거나 신규가입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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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전문 제작해 온 디스커버리도 최근 스트리밍 시장으로 소비 행태가 전환하면서 부랴부랴 디스커버리 플러스를 출시했다. 전 세계 가입자는 1500만여명이다.
이번 합병으로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을 지배하는 모습을 수년간 지켜본 세계 최대 미디어와 기술 기업들이 자체 서비스로 반격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도 “디스커버리의 리얼리티 TV 제국과 AT&T의 방대한 미디어를 결합해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에 대적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1분기 신규 가입자가 4년만에 가장 적은 398만명에 그쳤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인 625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최근 분기 총 가입자가 팩트셋 전망치인 1억930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1억36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트레이딩어날리시스닷컴 창립자인 토드 고든은 “넷플릭스가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으며 경쟁자들에 따라잡히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