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에서 새로 지은 주택 중 연립·다가구·단독주택 등 ‘비(非)아파트’의 비중이 아파트 비중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정보서비스 직방은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 준공 실적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 비아파트 준공 비중이 58.3%에 달했다. 아파트 준공 비중은 41.7%였다.
전국과 비교하면 서울 비아파트의 준공 비중이 두드러진다. 8월 기준 전국 비아파트 준공 비중은 32.7%, 아파트 준공 비중은 67.3%로 아파트가 현저히 높았다.
전국은 특히 비아파트 준공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전국 비아파트 준공 비중은 2015년 50.2%에서 올 8월까지 17.5%포인트 줄어든 반면 서울은 2015년 66.8%에 비해 8.5%포인트밖에 줄지 않았다.
2014년 9·1 부동산 대책에 따라 청약 1순위 요건이 완화(24개월→6개월)되는 등 청약제도 간소화 조치로 아파트 공급 열풍이 불었던 지방은 정비사업 활성화와 노후주택 교체수요가 맞물리며 아파트 공급이 꾸준했다. 반면 서울은 뉴타운 출구전략과 각종 재건축 규제가 맞물리며 신규 아파트 공급지 확보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대규모 뉴타운 해제지는 건축 규제가 풀리며 저렴한 이자를 이용해 주택 임대사업 목적의 다세대·연립·다가구주택 신축이 급증한 반면 소규모 도시재생 정비사업의 대안 모델 개발이 늦어지며 아파트 공급이 쉽지 않았다. 특히 2016년 서울의 다세대주택 준공 물량은 4만9820가구로 전년에 비해 26.7% 폭증하기도 했다.
아파트 공급의 또 다른 한 축인 재건축 사업도 초과이익 환수, 35층 층고 제한, 재건축 허용연한 규제, 안전진단 강화, 소형평형 의무비율 적용, 이주 시기 조율,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입주권 주택수 산정 등 각종 규제가 집중되며 아파트 준공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비아파트가 임대차시장 안정과 노후주택 교체율 개선에 도움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파트 선호현상으로 인한 고질적인 서울 집값 불안 문제를 고려할 때 좀처럼 증가하지 않는 서울 아파트 준공시장의 한계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