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소가 11일 발표한 `저유가에도 계속되는 탈 석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 전후로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석유 수요가 부진한 모습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석유수요 증가율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1.5%에 그칠 전망이며 2016년에는 1.2%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진국의 석유 수요 증가율은 올해 0.4%에 그치고 내년 0%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IMF의 2015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4월 3.9%였지만 10월에는 3.8%, 올해 4월에는 3.5%, 7월에는 3.3%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향 수정돼 왔다. 이번 유가 급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더 심했던 2008년과 비교해도 세계경제나 세계 석유수요의 회복세가 부진하다.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국제유가 급락에도 세계경제가 크게 부양되지 않고 석유수요의 회복이 더딘 것은 그 만큼 세계 경제의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환경규제 강화와 더불어, 연비 개선, 새로운 에너지 부상, 석유소비 억제형 성장 패턴 등이 석유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셰일혁명으로 석유공급이 풍부한 데도 불구하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 탈 석유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점으로 꼽았다. 저유가 국면에서 유전 개발 투자 등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유가 급등 요인인 동시에 탈 석유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회복하는 것은 202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다만 개도국의 탈 석유 노력 정도에 따라 석유수요 증가세가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유가 상승이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선진국과 개도국의 탈 석유 노력이 보다 강화된다면 석유 수요가 크게 제약받으면서 유가 상승 폭도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