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15일 13시 1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오상용 이태호 기자] 동양메이저(001520) 재무구조개선 방안이 나왔다. 필요 재원은 금융계열 3사(동양종합금융증권 동양캐피탈대부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보유한 동양생명지분을 매각한 돈으로 충당된다. 문제는 매각대금이 현행법의 저촉없이 어떻게 동양메이저로 유입되도록 하느냐다.
동양그룹으로선 이를 위한 외부 자금중개 창구가 필요했고, 그 일익을 보고펀드라는 사모펀드(PEF)가 맡았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동양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사실상 동양메이저 우회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일종의 주식담보 차입?
"채권시장에서 흔한 일종의 환매조건부 거래(Repo)다. 아니면 주식을 담보로 보고펀드에서 9003억원을 차입해 왔다고 보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그룹과 보고펀드간 동양생명지분 매매 계약을 이같이 평가했다. 동양종금증권이 2년 11개월후 동양생명 지분을 되 사올 수 있는 콜옵션이 있기 때문이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금융3사가 공동매각한 46.5% 지분 전체에 대해서는 동양종금증권 또는 동양종금증권이 지정한 특수관계인(계열사)이 콜옵션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즉 3년후 동양종금증권이나 동양그룹내 주력 계열사가 콜옵션을 행사하게 될 경우 사실상 이번 딜은 동양그룹이 보고펀드로부터 연복리 11.5%~12.5%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과 같게 된다.
콜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매매가(18,000원)에 연복리 11.5%를 가산한 금액으로 행사기간을 1년 연장할 때는 연복리 12.5%의 가산금리가 더 해진다. 콜옵션 행사시 동양생명의 3개월(기산일은 행사 10일전) 가중평균 주가가 기본행사가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3년뒤 동양종금은 1조2480억원에 해당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물론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이번 딜은 트루세일(True Sale)이 된다.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경영권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 우회지원 어떻게
문제는 3개 회사로 유입되는 (동양생명지분) 매각대금을 어떻게 동양메이저로 돌리느냐다. 동양캐피탈은 동양메이저의 100% 자회사다. 따라서 동양캐피탈 몫인 1460억원은 배당형태로 동양메이저가 흡수하면 된다. 동양파이낸셜 몫의 5549억원은 동양메이저의 유휴자산매입 등에 쓰일 수 있다.
동양생명 지분매각 기업 가운데 유일한 상장회사인 동양종금증권(003470) 입장에선 PEF 투자 형식을 빌어 동양메이저에 현금을 제공하는 구조에 동참한 셈이다. 법규상 직접적인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한 지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제34조(대주주와의 거래 등의 제한)의 1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대주주가 발행한 증권을 소유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또 계열사가 발행한 지분을 자기자본의 100분의 8을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 눈여겨 볼 대목은
IB업계 관계자들은 눈여겨 볼 대목은 동양종금증권과 보고펀드간의 거래라고 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동양종금증권이 출자한 자금 1800억원이 동양생명 지분매입에 쓰인다면 동양그룹에 실제 유입되는 자금은 7200억원 가량 정도다. 그러나 만약 동양생명지분 46.5%를 매입하는 사모펀드(보고펀드A 가칭)와 동양종금이 1800억원을 출자하는 사모펀드(보고펀드B 가칭)가 별개의 회사라고 한다면 그림은 달라진다.
즉 동양종금이 보고펀드A로부터 받은 매각대금 1994억원중 1800억원을 보고펀드 B에 출자하고 보고펀드B가 다시 이 돈으로 동양메이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보고펀드로선 펀드A의 투자금 조성을 위해 동양그룹 계열사가 아닌 외부에서 9000억원 전액을 끌어와야 한다는 부담이 남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양생명지분을 담보로 보고펀드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돈에는 꼬리표가 없기 때문에 동양종금증권의 생명지분 매각대금이 보고펀드라는 매개물을 통해 동양메이저 유상증자로 흘러들어가는 도표가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의 최대주주는 9월말 현재 동양캐피탈대부(14.86%)와 동양레저(14.83%)다. 또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한 동양메이저는 동양캐피탈대부의 100%, 동양레저의 50% 지분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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