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동석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거부감과 불쾌감을 거듭 드러냈다.
9일 오후 청와대에서 개최된 경제운용점검회의 자리에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회의에 입장하자마자 "우리가 올해 경제운용 방향에 대해 얘기해 봤자 말짱 헛방 아니예요?"라며 회의의 불필요성을 언급했다.
곧바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예정됐던 올 경제운용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시작하기 위해 "올해 경제전망은..."이라며 말을 꺼내자 노 대통령은 중간에 말을 끊고 "전망은 내가 들으면 뭐합니까"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권 부총리는 그럼에도 "대외여건에서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리해 보는 의미도 있고요"라며 브리핑을 해야 하는 필요성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권 부총리의 설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안 하려니까 사보타지(태업)하는 것 같고, 안 하려니까 게으름 부리는 것 같고, 하려니까 계속 정책을 안 할 사람이 보고 받으려니까 좀 이상하고 그래요. 공부나 합시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재차 내보였다.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인수위와 현 정부간의 불거졌던 갈등을 의식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일과 4일, 연이어 "인수위는 (공무원에게) 호통치고,반성문을 요구하는 곳이 아니다" "계속 소금 뿌리면 가만 있지 않겠다"며 새 정부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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